열여섯 번째, <토끼, 약삭빠른 족제비를 잡다>

박수영 딥인더북 독서모임 회원

이 책의 줄거리는 주머니쥐, 밍크, 너구리, 여우, 늑대, 곰이 있었다. 여섯 마리 동물들이 모여 함께 버터를 만들고 저장고에 넣어두고 먹기로 했다. 그런데 주머니쥐는 어느 날 버터가 없어진 걸 알고 바닥의 발자국을 보니 족제비가 다녀갔음을 알게 됐다.

여섯 동물들은 한 마리씩 차례대로 버터를 지키기 위해 저장고 앞에 보초를 섰다. 간지럼을 잘 타는 주머니쥐는 족제비의 간지럼 태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너구리에게 시합을 제안하고, 닭을 좋아하는 여우에게 닭 한 마리를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족제비는 각 동물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여섯 마리를 모두 제치고 매일 버터를 훔쳐 먹었다.

동물들은 한계에 부딪혀 토끼를 찾아갔다. 토끼는 걸핏하면 다른 동물들을 속이거나 놀리고 잘난 척을 해 동물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늘 혼자였다. 그런 토끼를 찾아가 부탁을 하니 토끼는 보란 듯이 족제비를 잡는 데 일조한다.

가끔 겉모습은 평범한데 하는 말이나 행동이 남달라 주목받거나 비난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 속의 족제비는 다른 동물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교활한 캐릭터이다. 그러나 토끼는 평소 다른 동물들과 어울리지 못하였으므로 토끼에 대한 정보는 없었는지 토끼의 꾀에 넘어간다.

족제비는 자신이 동물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동물들이 자신을 속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토끼는 자신이 다른 동물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살다 보면 내 선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잘난 척하는 사람이 얄밉긴 해도 가끔은 그런 것도 써먹을 때가 오더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존재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눈치 없고 고지식한 나 같은 사람이 계산적이고 눈치 빠른 우리 남편 같은 사람을 만나서 나는 눈치를 배우고 남편은 백치미의 편안함을 배우며 산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우면서 사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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