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파초 박정미 영양선생님

우리 학생들은 음식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당연히 맛인가요? 아니면 가성비?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것) 위생적인 부분도 좀 보나요? 아니면 좋은 식재료로 만들었는지도 확인하나요? 혹시 내가 먹는 음식이 안전한 용기에 조리되고 포장되었는지도 관심을 기울이나요?

먹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체크하고 확인하여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랍니다. 선생님은 학교에서는 영양교사로, 또 집에서는 가정주부의 역할도 하며 오나가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합니다. 학교에서 하는 고민은 우리 학생들에게 영양가 있는 식재료는 무엇일까? 이 식재료로 어떻게 조리하여야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제공할 수 있을까? 위생적으로 안전한 조리법인가? 조리공정이 복잡해서 조리사님들이 너무 힘드시진 않을까? 배식할 때 모양도 예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일까? 무상급식비 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인 식단인가? 기타 등등

또 집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단은 무엇일까? 특히, 어떻게 해야 채소를 충분히 골고루 먹을 수 있을까? 입니다.

오랜 기간 학교생활을 하며 고민을 많이 한 결과 지금은 그 답도 어느 정도 찾았고, 또 아직도 찾아가는 중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고를 때 어떤 기준과 관점으로 골라야 하는지를 우리 학생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요즘 시대는 먹거리에 대한 기준이 맛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어서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올바른 분별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첫째, 식재료의 영양, 안전성입니다. 우리 친구들 고기 뷔페 좋아하나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고기가 진리라는 말도 들었습니다.(웃음) 선생님 네 집 자녀들도 고등학생쯤 되니 학교 친구들과 단합대회 때 고기 뷔페를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뷔페에는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음식을 골라서 한꺼번에 많이, 양의 제한 없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뷔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장사가 돈을 남겨야 하는 것이니 손님들이 와서 많이 먹고 가는 게 좋을까요? 적게 먹는 게 좋을까요? 무한대로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할까? 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됩니다. 물론 정말 양심적으로 좋은 식재료를 활용하여 제공하는 선량한 사장님도 많이 계실 겁니다. 우리 친구들이 그걸 분별할 수 없으니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그 집 식당에서 먹고 속이 편했나? 속이 불편했나?를 생각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음식은 우리의 미각을 충족시켜주는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이 우리 몸을 이롭고 건강하게 해야 하는 것에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합니다.

같은 콩나물인 것 같아도 품질과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국산 콩나물, 무농약 국산 콩나물, 중국산 콩나물, 성장촉진제를 사용한 콩나물 등... 음식을 먹을 때 가격과 맛만 가지고 비교하면 안 되고 어떤 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하였는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학교급식은 무상급식비의 범위 안에서 친환경농산물, 국산농수축산물, 우수축산물(무항생제 1등급 육류), 전통식품인증 장류 등 우수한 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합니다.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식재료

둘째, 위생적으로 조리했는지 입니다. 학교급식에서는 위생적으로 안전한 조리를 위하여 HACCP(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위생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조리된 음식은 2시간 이내 배식하도록 되어 있고, 모든 가열음식은 75도 이상, 어패류의 경우는 85도 이상으로 가열하고, 생으로 먹는 채소와 과일은 식품첨가물로 허용된 소독제에 소독 후 깨끗한 음용수에 3번씩 헹구어 제공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조리사님들의 위생복장과 조리도구도 조리과정별로 색깔을 달리하여 음식을 만들며 식재료간의 교차오염을 예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외부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을 때 학교급식처럼 이렇게 위생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곳을 보질 못했습니다. 외부 식당에서 먹는 밑반찬은 아침에 만들어 저녁에까지 제공되는 경우도 있고, 만든 지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을 다시 데워서 제공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가 손님으로 식당에 가서 주방을 볼 수는 없지만 위생적인 과정을 거쳐서 조리되었는지 관심을 가지고 생각하여야 할 부분입니다.

셋째, 사람에게 안전한 식기구로 조리하였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무슨 냄비까지 확인해서 음식을 먹어야 하나? 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음식점에 가서 찌개를 시키면 양은냄비에 담아서 팔팔 끓여서 나오기도 합니다. 어떤 닭갈비집에는 후라이팬의 코팅이 다 벗겨진 곳에 밥이 볶아져서 나오기도 합니다. 가열하는 음식의 경우 어떤 냄비나 후라이팬에 조리하였는지가 무척 중요한데요. 음식을 가열하면 냄비와 음식 등이 닿으며 화학변화, 열변화(수축, 팽창의 과정)로 인해 그릇 속의 화학물질이 음식에 녹아 나오게 됩니다. 또 코팅이 벗겨진 후라이팬의 경우 내부에 있는 알루미늄이라는 성분이 음식에 녹아들게 됩니다. 알루미늄은 체내에 축적될 경우, 뇌 신경 계통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로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는 물질입니다. 예전에 학교급식에서도 알루미늄 솥을 사용했지만 유해성 논란으로 학교급식 식기구의 모든 재질은 스테인레스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건강한 식기구로 조리되었는가도 우리 학생들이 음식을 먹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여야 하는 부분입니다.

 

학교급식의 스테인레스 재질 급식기기들

음식을 간편성, 경제성, 기호성만을 고려하여 먹지 않도록 우리 학생들이 조금씩 생각을 바꾸어보세요.

우리 학생들은 아직 경제력이 없어서 좋은 식당(식재료의 영양, 위생, 안전한 식기구로 음식을 제공하는 곳)에 가서 외식하기에 부담스럽긴 합니다. 하지만 외식을 싼 가격만을 고려하여 자주 하지 않고 되도록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도록 하고 외식은 가끔 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은 아닐까요?

우리 학생들의 건강한 몸! 건강한 삶! 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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