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수
경기교통공사
상임이사

일전에 저는 페이스북에서 김포시가 추진하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성을 둘러싸고 김포반도의 역사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게 될 평화생태공원의 이름을 지을 때, 김포지역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지닌 문수산과 조강이라는 넓은 시공간이 갖는 지리적 의미를 살리고 평화공원 조성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새롭게 작명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런데 문제제기 과정에서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애기봉 설화를 둘러싼 진실 논쟁과 지명의 역사성을 둘러싼 과도한 정치적 해석으로 인하여 내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공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저의 접근방식에 대해서 여러모로 불편해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이에 애기봉을 둘러싼 저의 주장과 관련하여 논점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보다 생산적이고 대안적인 토론과 소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문제의식은 애기봉의 명칭 변경이 문제의 핵심이라기보다는 애기봉에 건립되는 평화생태공원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중심적인 고민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애기봉이란 설화와 관련해서는 병자호란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팩트체크 차원에서 바로잡을 필요는 있지만, 기생 애기 설화 그 자체는 민초들의 다양한 애환과 소원을 담으면서 스토리텔링화된 픽션으로서 구전된 전설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애기봉이란 명칭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시대적 상황에 따라 쑥갓머리봉, 여기봉(女妓峰), 154고지, 애기봉(愛妓峰) 등 다양하게 불리워졌고 고난의 시대를 살아왔던 수많은 민초들의 애환과 바람이 반영된 민속학적인 요소도 강하기 때문에 단순히 박정희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만들어진 군사문화 잔재라는 나의 주장 역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나는 시민들이 애기봉 이름을 둘러싼 지명논쟁 그 자체보다는 동북아 안정과 남북평화번영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역사적인 시기에 김포반도에 랜드마크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평화생태공원에 어떤 이름을 달아야 김포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고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더불어 100년을 내다보는 김포의 미래상을 디자인해낼 수 있을까 하는 데 주요한 관심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라서 앞으로 봉우리 이름을 둘러싼 소모적인 애기봉 논쟁보다는 한남정맥과 한강이 만나는 조강유역에 들어서는 평화생태공원의 브랜드로 어떤 이름이 김포지역 발전에 더 의미있고 시대정신에 타당할까 하는 차원에서 검토되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았으면 한다.

김포를 좋아하고 뿌리깊은 나무처럼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내 의견을 붙이면 애기봉 이름은 그대로 두고 애기봉에 들어서는 평화생태공원의 이름은 애기봉 일대의 조강문화권이 지닌 역사성과 공간적 확장성을 고려하여 ‘조강평화생태공원’으로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는 현재 김포시가 추진하는 조강통일경제특구 조성과 조강대교 건립 추진, 조강포구 프로젝트, 애기봉 경관도로 조성 등 김포 미래발전을 위한 조강유역권 복합개발 구상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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