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숙
코뿔소책방
고전독서모임리더

제 그림책 중 가장 아끼는 책은 단연 ‘날고 싶지 않은 독수리’입니다.  그림책을 처음 접하는 분께 매번 권하는 책이기도 하죠.책을 잘 모르는 분들이 읽어도 메시지가 심플하고 정확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던져주는 질문들은 결코 가볍지가 않습니다. 아프리카 가나 사람들을 계몽할 목적으로 썼다는 이 책은 어린 독수리를  닭과 한 공간에 가두고 닭으로 키우는 한 남자와, 독수리의 마음으로 날아오르게 하고픈 동물학자 간의 이야기입니다.

이는 육아를 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내용이 기가막히게 맞아떨어집니다.
아이가 태어났던 그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오직 건강하기만을 간절히 바랐던 그때말입니다.
새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사랑과 관심 역시 쏟아붓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사랑이 지나치면 독이 된다고 했던가요? 사랑과 관심이 커질수록 어느 순간 욕심도 커져가는 우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초심이 흔들릴 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흔들리는 갈대마냥 중심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엄마로 인해 독수리로 커 나갈 우리 아이가 닭으로 크고 있지는 않은지 진심으로 두렵습니다.

엄마의 선택이 아이 인생을 좌우한다고 하니 우리가 가진 책임감 또한 얼마나 무거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저는 우리 아이들은 모두 독수리의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가슴을 가장 뜨겁게 했던 대사를 읽어드릴게요.

“너는 독수리다! 네가 있을 곳은 저 높은 하늘이지, 이 낮은 땅이 아니야.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 높이 날아 보렴.”
많은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과연 독수리의 마음으로 살고 있나요?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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