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이야기 5-운양동 코뿔소책방

코로나19가 한창 심해지던 지난 해 초여름, 겁도 없이 ‘책방’이라는 다소 생소한 가게를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오픈했다. 처음 목적은 순전히 나와 내 아이를 위한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경력보유여성으로 7년을 지내던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었고,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끝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 그림책을 건네는 일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방 통해 아이, 사회, 김포 위한 다양한 모임 꾸려지길 기대

오랜 시간 동안 그림책을 읽고 공부해 온 나는 많은 아이들과 엄마들이 단행본 그림책의 매력을 알길 바랐다. 그래서 책방에서는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 일원으로 어린이 북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월 10만 원을 선결제하고 책을 구매하는 책방 회원들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어린이 그림책 독서모임 시간에는 책방지기가 주제를 정해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수다를 떤다.

50분 정도 진행하는 이 모임을 통해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도 그림책 이야기 재미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 생각이 얼마나 기발하고 재미있는지 모른다. 지나가다 종종 책방을 방문하던 손님이 북클럽 시간에 아이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궁금해하시며, 집에서 두고두고 읽을 만한 그림책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코뿔소책방이 아이들에게만 편한 공간은 아니다. 엄마들도 편하게 방문해 모임을 만들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책방이 위치한 신도시 특성상 김포 원주민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많고, 신혼부부나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많다. 여느 도시처럼 이곳도 이웃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 동네책방이 동네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코뿔소책방에서는 현재 그림책모임, 환경모임, 고전읽기 독서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위한, 엄마들을 위한, 김포를 위한 더 많은 모임이 이곳에서 꾸려지길 소망하고 있다.

책방의 궁극적인 목적은 독자를 키워내는 일

우리 동네에 책방이 존재함으로써 책 읽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나길 소망한다.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어, 이 책방이 아직 있네’라며 반가워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 아이들이 영상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책이 주는 재미를 아는 아이들이 우리 동네에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코뿔소책방에는 환경, 장애, 다양성, 동물복지에 관련된 그림책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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