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케첩 클라우즈>

구경회 책찌짝찌 독서모임 회원

제목은 그닥 날 이끌지 못하는 책이었지만 2014 에드거상 수상작이라고 하기에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글은 조이가 사형 집행이 얼마 남지 않은 해리스 스튜어트에게 편지를 쓰면서 시작한다. 조이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을 해리스에게 털어놓는다. 왜 조이는 해리스를 선택했을까? 자신이 처한 처지와 해리스가 죄를 지어 사형수가 된 사연이 비슷하기도 하고 그런 해리스이기 때문에 자신이 이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또한 자신의 죄책감과 상처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건 아닐까, 하는 나만의 생각도 잠시 해봤다. 소설 속 조이는 세 자매 중 첫째로, 그녀들의 엄마와 아빠는 여러 가지 이유로 다툰다. 그러나 그 감정싸움이 아이들에게는 전혀 전이되지 않고 둘만의 문제로 분리시킨다.

청각장애가 있는 막내 도트지만 밝은 모습으로 잘 자라나고, 도트에 의해 소외감을 느꼈던 둘째 소프의 문제도 조이의 조언 덕분에 잘 해결되는데 이 속에서 가족 간의 사랑과 서로의 배려가 묻어난다. 이 책에서 제일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엄마가 조이에게 자신의 죄책감을 얘기하며 해 주었던 말이 아닌가 싶다.

“그런 죄책감은 사람을 망가뜨려, 넌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해”

“그게 뭐든, 거기서 벗어냐야 돼. 어렵겠지, 조이. 하지만 넌 너를 용서해야 해.”

쉽게 쉽게 나를 잘 용서하고 나에게 관대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이처럼 죄책감에 싸여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전자처럼 가볍게 살아도 안 되겠지만 죄책감이라는 단어에 나를 가두어 나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힘들게 해 또 다른 죄책감을 낳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케첩이란 소재를 제목으로 ketchup clouds를 만들어냈다. 케첩 구름을 크게, 작게, 예쁘게 또는 엉망으로 참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 악순환의 끈을 끊고 선순환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용서! 나 자신을 용서하고 타인을 용서하면 이것이 결국 행복한 삶으로 나를 이끌게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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