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자원봉사센터 김원기 대리

집수리 봉사로 200여 가구에 새 보금자리 제공

쉬는 날에도 ‘붕어빵’ 굽기 봉사 10년째 이어와

봉사의 의미는 ‘나비효과’에 있다고 말하는 김포시자원봉사센터 김원기 대리. 김포에서 이미 봉사로 유명한 그는 집수리 봉사를 위해 6개월간 풀칠만 배운 뒤 1년 만에 도배장판 일을 마스터했을 뿐 아니라 사비를 들여 붕어빵, 계란빵 틀을 구입해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드리는 봉사를 10여 년째 이어오고 있다. 6년 전 봉사활동이 직업이 돼 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이후로는 평일 근무시간에 하는 봉사도 모자라 쉬어야 할 주말도 봉사에 바치고 있다. 봉사가 일상이 된 그다.

그는 이런 작은 노력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봉사를 하면서 이웃, 선·후배 들이 ‘힘을 보태겠다’, ‘언제 봉사하니?’, ‘붕어빵 봉사할 때 꼭 불러줘’ 등 그가 하는 봉사에 관심을 보이고 선뜻 나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 늘어나니 봉사가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봉사가 주는 작은 기쁨을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는 김원기 대리.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Q. 봉사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

A. 고등학교 시절에 필수였던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의무로 시작했지만 졸업 후 직장인이 되어서도 인터넷에서 알게 된 봉사모임에 가입해 활동을 이어갔다. 사람 만나는 게 좋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즐거움이 자꾸 봉사하게 만들었다. 2008년부터 독거어르신과 장애인들의 주거 환경을 바꾸는 집수리 봉사를 중심으로 하고, 집수리를 하지 못하는 겨울에 붕어빵을 만들어 드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할 수 없었는데 봉사했던 시설에서 올해는 할 수 있냐는 문의를 많이 하신다. 올해는 제발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Q. 김포시장원봉사센터 업무도 역시 봉사활동이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A. 그동안 취약계층 주거개선 사업인 ‘사랑의 집수리’와 어린이집을 방문해 구연동화 및 전래놀이를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르신봉사단,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하는 가족봉사단, 청소년과 함께하는 청소년 캠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사랑의 집수리는 지금까지 130여 가구 이상 시행했다. 올해는 신규사업으로 ‘사랑의 이불빨래방’을 계획하고 있다. 독거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이 직접 이불빨래를 하기 쉽지 않다. 한 달에 네 번 읍면동에서 요청한 분들을 찾아가 이불빨래를 해다 드릴 계획이다. 또한 집수리 봉사 시 도배를 함께 할 봉사자 양성을 위해 도배교육을 맡고 있다. 이 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이 새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부분도 기대하고 있다.

Q. 봉사를 하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오랫동안 진행하고 함께한 사랑의 집수리에 아무래도 마음을 많이 쓰고 있다. 어르신들은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마을회관 등에 계시는데, 집수리 답사를 하다 보면 사람을 그리워하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된다. “식사하셨어요” 하며 마치 손주나 아들이 따뜻하게 말을 거는 듯한 일상적인 대화로 말문을 열면 처음에는 꺼리시다가도 이내 어르신들도 아들처럼 대하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어르신이든 누구든 업무를 위해 만나기는 하지만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살갑게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남다르게 마음에 남는 어르신이 있는가.

A. 감정동에 두 어르신이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다. 한 분은 100세에 가깝고, 한 분도 80세가 넘었다. 추운 겨울 보일러 고장으로 춥다고 하셔 보일러를 봐주고 연탄을 해드렸다. 겉으로 보기에 연세 많은 두 할머니만 사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겠지만 서로 의지하며 사시는 모습이 그래도 외롭지는 않겠다 싶어 좋았다. 할머님들도 “열 자식 안 부럽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Q. 붕어빵 봉사는 어떻게 하게 됐나.

A. 붕어빵을 파는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붕어빵이 이제 추억의 겨울 간식이 되었다. 그런데 주변에 이런 간식도 못 드시는 분들이 많다. 봄부터 가을까지 어렵게 사시는 분들께 도배와 장판을 해드릴 수 있지만, 겨울에는 불가능해 할 수 있는 게 뭐 있나 하다 시설을 찾아다니며 붕어빵을 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붕어빵 기계 살 돈이 없어서 빌려서 했는데 4년 전쯤 선배님의 도움으로 붕어빵 기계와 계란빵 기계를 구입해 10년째 진행하고 있다. 팥을 넉넉하게 넣어서 굽는 덕분인지 많은 분들이 아주 맛있다 하신다. 김포에 있는 붕어빵 재료 공장에서 싸게 재료를 주시기도 하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주말에 집에서 편하게 쉬고 싶지만 주말을 의미 없이 보내기보다는 내가 조금만 움직이면 똑같이 행복해질 것 같아 이 봉사를 시작했다. 재료비를 충당하려면 사비도 꽤 들지만 선후배들이 나와서 붕어빵 굽기를 돕고 있어 신나게 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김포에서 활동하는 봉사자가 10만7,000명이다. 1365 봉사 사이트에 올려 도움을 청하면 늘 손을 보태주신다. 센터에서 일하며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 특별히 집수리 봉사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집수리 봉사는 기술도 있어야 하고 육체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런데 기꺼이 함께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분들이 함께하기에 자원봉사센터가 발전하는 것 같다. 올 한 해 코로나19가 종식돼 많은 봉사자들과 못 했던 봉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 역시 많은 곳을 찾아 붕어빵 봉사를 하고 싶다. 함께 노력하는 자원봉사센터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고, 박현숙 센터장님과 더불어 더욱더 발전하는 자원봉사센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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