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민
김포구래초등학교 교장

지금은 초등학교라고 불리지만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는 국민학교라고 불렸다. 광복이후 계속 국민학교라고 불리다가 1995년 8월에 초등학교로 바뀌게 되었다. 필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한동안 초등학교는 잊고 살았다. 초등학교에 가야할 일도 없었다. 

필자가 초등학교 교실에 다시 들어가 본 건 시의원이 되고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으로 활동하면서다. 지역위원으로 활동하기 전에는 필자가 무지해서 학교운영위원회가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다. 필자가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없던 제도였고 하나있는 딸아이가 올해 처음으로 초등학교를 입학했으니 모르는 게 이상한 건 아니라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찾아보니 1995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설치 근거가 마련된 뒤, 이듬해 각 시·도 의회에서 학교운영위원회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국립 초·중등학교에서 전면적으로 실시되었다고 한다.

실시된 지 20년이 지났으니 이젠 학교현장에 뿌리내리고 자리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현재 김포구래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활동을 하면서 학교현장의 바뀐 문화가 처음에는 적응되지 않았다. 필자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선생님은 무섭고 권위적이셨다. 교장선생님은 더욱 어렵고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할 분으로 기억된다. 

학교선생님에 대한 나의 기억에 의존한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트린 계기가 김포구래초등학교 서재민 교장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다. 서재민 교장선생님은 권위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소탈하다 못해 털털하셨다. 인자한 미소는 기본이고 운영위원회 회의 시 위원님들의 소소한 의견도 잘 경청하셨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단 위원님들의 의견을 듣는 것에 집중하셨다. 

시의원이자 지역위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될 학교 앞 통학로 개선을 위한 필자의 노력에 깊이 감사해 하셨다. 신설학교에 새롭게 부임하신 교장선생님으로서 부담감이 크셨을 텐데 무탈하게 학교가 개교하는데 큰 역할을 하셨다. 필자가 학교 다닐 때와 너무나 달라진 학교 문화와 탈권위적인 교장선생님을 뵈면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진일보된 면모를 발견하게 된 것은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얻게 된 또 다른 소득이다. 

아무쪼록 코로나19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데 교장선생님이하 선생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박우식
김포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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