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과 사이에 대한 견해

                                  강성재

간극(間隙)이라는 말
사이가 벌어졌다는 말
내가 너를 보게 되는 말
누군가 나의 뒷등을 바라보는 그 말
틈과 틈 사이엔
그늘진 길이 있고
너와 나를 보는 관음이 있고
함께 볼 수 없는 면과 면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입자와 입자 사이 
공극(孔隙)으로 멀어진 그 말
길에서 너를 그리워하는 동안
살바람은 가고, 목비*는 오고 
빗방울이 씨앗 하나를 심고 간다
무너져서는 안 되는 집
제비꽃이 피고 있다
 
*목비: 순우리말로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비 
시 감상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를 틈이라고 한다. 살다 보면 관계와 관계,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이 벌어진다. 벌어진 간격이야 어쩔 도리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복이다.

틈과 틈 사이엔 등이 있다. 앞이 아닌 뒤를 본다는 것은 양달이 아닌 응달을 보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서로 따듯해지려고 산다. 이미 벌어진 틈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틈을 메꾸려는 노력이 필요한 요즘이다. 살아보니 별거 아니라는 말은 부정이 아닌, 긍정의 말이다.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살라는 말이다. 곧 봄이 온다. 언 땅의 틈을 비집고 나오는 꽃에 배워야 한다. 봄이 오기 전, 관계와 관계의 틈을 메꾸자.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강성재 : 전남 여수, 광주대학원 문창과 박사과정, 여수 해양문학상 대상, 
산림문화작품 공모전 국무총리상, 2020 시집 ‘그 어디에도 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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