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범진보당
  김포시위원회 
  위원장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함부로 가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라는 뜻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로 유명한 서산대사의 한시이다.

나는 대학에 들어가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면서 처음으로 민주화운동에 발을 딛게 되었고, 민주화와 평화통일, 민중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내 인생의 좌표로 삼겠다고 결심하였다.

그 후 수배를 거쳐, 양심수로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다. 대학을 마치고 시민사회활동을 거쳐 진보정당의 정치인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나의 행적에 대해 왜 이렇게 굳이 힘든 길을 가느냐고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떠올린 것이 이 문장이었고, 세상의 풍파에 힘겨울 때 청춘의 초심을 다지며 되뇌인 것도 이 문장이었다. 

1년에 2,5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나라,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점유하는 나라, 상위 10%가 전체 부동산 가치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 이것이 세계 7위의 경제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불평등과 부의 대물림이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후대에게 그 어떤 희망도 줄 수 없고, 이정표도 세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는 ‘실리’라는 명목 하에 쉽게 입장을 바꾸고, ‘내로남불’은 일상화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도 '아시타비'(我是他非)이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치 현실에서 과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정치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하였다. 백성들의 신뢰에 기초하지 않은 권력은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나를 비롯하여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도(正道)를 세워야 하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 한 그 권력은 성립될 수 없음을 절실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흔들리지 않은 ‘민(民)을 위한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서산대사의 이 글을 통해 다시금 다져본다.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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