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식
전) 김포대 총동문회장
전 )김포시의회 의장
경기도의원

영국이 우리 시각으로 12월 8일 밤부터 80대 이상의 노인과 의료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발생이 보고된 지 344일 만이다. 미국의 바이든 당선인도 취임 후 백일 안에 1억 회 분량의 백신을 미국인이 접종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고, 이미 접종을 시작했다.

자체 백신을 개발했다는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시범 접종을 한 상황이고, 캐나다, 일본,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도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접종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시점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안 바이러스’ 혹은 ‘낙담 바이러스’ 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전염병의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가기 위해서는 코로나 백신을 적기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겠으나, 아직 접종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면 우선 ‘마음의 백신’을 우리 스스로에게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백신은 게으르게 놀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혹은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백신이다. 우리나라 전래동화로 전해 내려오는 농부와 세 아들 이야기다. 옛날에 아들 셋을 둔 늙은 농부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농부의 세 아들들은 일하기보다 놀기를 좋아하였고 무척이나 게을렀다.

늙은 농부는 내가 죽으면 저 아들 녀석들은 틀림없이 비렁뱅이가 될 것이라며 늘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늙은 농부가 병이 들게 되었는데, 농부는 세 아들에게 “너희들에게 주려고 밭에다 보물을 잔뜩 묻어 두었다”고 유언을 남긴다. 아버지의 장사를 치르고 난 세 아들은 곧바로 밭으로 달려가 밭을 한 구석도 남김없이 파고 갈고 헤치며 보물을 찾기 시작했지만 보물은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몹시 실망한 세 아들은 어차피 파헤쳐 놓은 밭이니 씨앗이나 뿌려 놓자고 했다. 그해 가을, 어느 해보다도 훨씬 많은 곡식이 누렇게 영글었으며, 그렇게 수확한 농작물 덕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제야 세 아들은 아버지가 자기들에게 남기고 간 보물이 다름 아닌 곡식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게으르게 놀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혹은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  이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바로 세 아들의 아버지가 남긴 농부의 진정한 보물이었던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보물이란 없다. 그래서 농부는 세 아들에게 밭을 파헤치게 해 깨달음을 얻게 했다. 우리 마음속에도 보물이 묻힌 밭이 있다. 마음먹은 일을 실천한다면 내 마음속 밭에 숨은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백신은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그 무엇은 ‘지금, 여기에서, 간절히 원할 때’ 얻을 수 있다는 백신이다. 러셀 콘웰은 템플대학의 설립자로서 8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5천 번에 이르는 강연을 했는데 그의 강연 제목은 대부분 ‘다이아몬드의 땅’이었다.

그가 남긴 책의 주인공인 알리 하페드는 자신이 갖고 있던 것들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헛된 곳에서 꿈을 좇다가 불행하게 살았다. 하페드는 농장을 운영하며 가족들과 평온하게 살고 있었다. 부자였고 자신의 인생에 만족했다.

그런데 어느 날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탐욕에 눈이 먼 그는 마침내 자신의 농장을 팔고 가족들을 뒤로 한 채 다이아몬드를 찾아 길을 떠났다. 하페드는 오랜 시간 다이아몬드를 찾아 헤맸지만 찾지 못하고 온갖 고초를 겪다가 결국은 무일푼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한편 하페드의 농장을 샀던 새 주인은 어느 날 농장에서 반짝이는 돌을 발견하게 된다. 그 돌을 가져다가 집안 벽난로 선반 위에 두었다. 어느 날 도시에서 보석상을 하는 친구가 그의 집을 방문해 그 돌을 보고는 다이아몬드라고 하는 것이다. 그 농장은 역사상 가장 큰 다이아몬드 채굴장 중 하나가 되었다. 하페드는 헛된 욕망을 쫓아 머나먼 이국땅으로 모험을 떠났지만 그가 그토록 원하던 소중한 보물은 이미 자신의 곁에 있었던 것이다. 

하페드 이야기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나도 모르게 지나치고 있는 소중한 보물은 없는가. 잠시 지나가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진정한 보물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콘웰은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그 무엇은 ‘지금, 여기에서, 간절히 원할 때’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옆에 있다는 말이 기억난다.

다이아몬드가 난다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이며 나의 일터란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알리 하페드는 그렇게 절망하였지만,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제대로 알았다면 그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 믿는다.

세 번째 백신은 운명이 판가름 나는 중요한 순간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낡은 틀에 매달린 구태의연한 열쇠가 아니라, 장애물을 산산조각 낼 수 있는 돌덩이라는 백신이다. 부유한 노인이 있었다. 두 아들이 장성하자 노인은 누구에게 유산을 물려줘야 할지 고심했지만, 도무지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자신이 무일푼으로 재산을 모으던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니 두 아들을 시험해 볼 방법이 생각났다. 그는 어려운 문제 하나를 주어 잘 해결하는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로 했다. 
노인은 대문을 걸어 잠그고 두 아들을 100리 밖에 있는 도시로 데리고 갔다. 그다음, 두 아들에게 각각 열쇠 한 꾸러미와 말 한 마리를 주고는 누가 먼저 집에 도착해서 대문을 여는지 알아보았다. 말은 날아갈 듯이 빨리 달렸으며, 두 형제는 거의 동시에 집에 도착했다. 하지만 굳게 잠긴 대문 앞에 서자, 두 사람은 걱정이 앞섰다. 

먼저 형이 열쇠 꾸러미를 들고 이리저리 시도해 봤지만, 적합한 열쇠를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동생은 방금 전에 말을 타고 달려오는 데만 열중하다 도중에 열쇠를 잃어버려 그나마 열쇠조차 없었다. 초조한 마음에 두 사람의 얼굴은 진땀으로 금세 뒤덮였다.

그때 갑자기 동생이 좋은 방법이 생각난 듯 이마를 한 대 툭 치더니 큰 돌덩이 하나를 가져왔다. 동생은 그것으로 자물쇠를 몇 번 내리찧어 부수고는 간단하게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결국 유산은 동생의 차지가 되었다. 

인생이라는 대문에서도 종종 열쇠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때가 있다. 운명이 판가름 나는 중요한 순간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낡은 틀에 매달린 구태의연한 열쇠가 아니라, 장애물을 산산조각 낼 수 있는 돌덩이이다.

그 돌덩이는 다름 아닌 융통성이다. 자신의 인생길을 훌륭하게 완주하고 싶다면 성심을 다해 융통성을 배워야 한다. 융통성을 터득해야만 새 삶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력을 다해 고군분투했지만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한 발 뒤로 물러선다면 또 다른 출구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결국에는 그 일에서 아무런 이득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기 의견을 고집하여 끝까지 밀고 나가다 시간과 정력만 소비하고 낭패를 당할 때가 있다. 
조금이라도 평탄한 인생길을 걸어가고 싶다면 어리석은 생활 방식과 처세 방식은 버려야 한다. 

당신의 인생은 고집 때문에 품격이 떨어질 수 있고, 반면에 융통성으로 새 삶과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곤란에 부딪쳤을 때는 관점을 바꿔서 문제를 생각해 보라고 했다. 이러한 융통성이야말로 멋진 성장을 가져오는 엔진이다.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