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입구

                              김점용

한겨울 햇볕이 보리싹처럼 파릇파릇했다
어디에도 적응 못한 어머니가 앞섰다

누군가 내 등을 밀었다
아내였다
아래턱이 딱딱거리고 입술이 파래졌다
무릎 뒤가 따끔거렸다
오 년 전 내가 칼을 들고 뒤따르던 길이었다

어디선가 커피 냄새가 났다
열렸던 문이 굳게 닫히자
외부 시선에서 은폐되어 있던 추도실 문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졌다

시 감상
코로나로 인해 가장 안타까운 일은 요양원에 계신 부모님들이다. 자식들이 찾아오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신 부모님들이 자식들이 버렸다고 생각하시곤 종일 운다는 기사를 읽었다. 산다는 것은 가끔이라도 만나야 한다. 슬픈 일이 많은 요즘이다. 면회는 못가더라도 손편지 한 장을 써서 보내자.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려야 한다.
어디에도 적응 못한 어머니, 그 등 뒤에 내가 있다. 나도 그럴 것이다. 섭리다. 모든 사랑은 줄 때 가장 아름답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김점용 : 경남 통영, 문학박사, 
 시집 <나 혼자 남아 먼 사랑을 하였네> 외 다수, 
 (계) 문예바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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