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회의로 진행하는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사업
사다리 리어카 제작

 

김포 청소년 20명, 직접 리어카 만들어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전달

김포시청소년수련원사업으로 올해 진행, 참여도 및 만족도 높아 화제

장기고 1학년 이윤서 참여학생, 청소년부문 최우수상인 장관상 수상

 

청소년들이 힘모아 리어카를 직접 만들어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드린 사업을 기획, 참여한 한 학생의 수기가 장관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김포시청소년수련원 사업 중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라는 이름으로 7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이 사업에 참여한 장기고등학교 1학년 이윤서 학생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2020 프로그램공모사업 및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활동수기 공모전’에서 청소년부문 최우수상인 장관상을 수상한 것이다.

김포시청소년수련원의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사업은 김포시에서 폐지 줍는 어르신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도와주고자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사업이다. 청소년운영위원회에 속해있는 청소년 20여명이 기획 및 참여한 이 사업은 어르신들이 쉽게 끌고 다닐 수 있도록 경량 리어카를 제작한 후 관내 관공서인 통진읍행정복지센터, 사우동행정복지센터, 김포본동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어카 전달 캠페인

참여한 청소년들은 리어카를 제작, 홍보, 캠페인 하는 모든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어갔으며, 각각의 재능과 희망 업무를 조사해 스스로 하고자 하는 업무를 맡아 진행했다.

이윤서 학생을 포함한 당시 참여한 학생들은 “리어카를 제작할 때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워서 많은 시간이 걸렸고 도움이 안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어르신들이 우리가 만든 리어카를 보고 직접 끌어보시고 가볍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가 일년동안 진행한 활동에 대한 보람을 느꼈다.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리어카를 교체해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하는 장관상을 수상받은 이윤서 학생의 수기 전문.

 

김포장기고1 이윤서 학생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이윤서 김포장기고1

 

게임, 뜨개질, 만들기…. 아마 이런 것들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었을 것이다. 학교나 집 밖을 나갈 수 없던 최근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무지한 휴식시간,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하는 시대의 변환점, 지루하긴 하지만 싫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그랬을까? 우리가 휴식하며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얻기 위해선 누군가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희망 퇴직을 강요받는 지금 한 가정의 가장인 직장인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인데 직장을 갖고 있지 않은, 하루하루를 위해 살아가는 어르신들은 오죽할까 걱정이 앞섰다.

내가 청소년운영위원회라는 조직에 들어와 맡은 큰 활동은 지금 시기에 어려움을 겪는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께 리어카를 무료로 나누어드리는 활동이었다. 활동 첫날에는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다. 그 후, 다음 활동 날짜가 잡히고 드디어 어르신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뜻깊은 일을 하러 가겠구나! 하고 들뜬 마음으로 청소년운영위원회 모임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웬걸, 어르신들을 돕는

활동은 무슨, 어르신들도 볼 수 없이 통진 문화의 집에서 강사님이 강의하시는 폐지수거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관련한 수업만 약 두 시간을 들었다. 찰나였지만‘어르신들에게 리어카를 나누어 드리는 활동을 하는 데에 환경과 관련된 점이 뭐가 있지?’라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그러다 강의가 끝나갈 무렵, ‘와, 이게 진정한 봉사활동이 아닐까?’ 싶었다. 어르신들게

리어카를 전달하기 전, 이 강의를 주체한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환경오염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던 이 강의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서는 폐지를 줍는 일에 대한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도자 선생님들의 취지로 계획된 것이었다.

다른 봉사활동을 할 때면, 쓰레기만 주우면 끝. 정리만 하면 끝. 이렇듯 이 일을 하면 분명 누군가는 나로 인해 만족할 테지만 그 순간을 나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단지 봉사활동을 끝내면 이로 인해 기뻐하는 누군가를 상상하며 자기만족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공모사업의 봉사활동은 달랐다.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 해왔던 활동에서 꽃의 줄기만 보여주었다면 이 활동에서는 활동의 뿌리부터 꽃을 피울 때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어르신들을 위해 나누어드릴 리어카를 제작하기까지 반영된 청소년들의 의견은 무수히 많았다. 리어카를 제작하기 전에는 우리가 어르신들의 취향이나 필요로 하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백지장도 서로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이 문득 떠올랐다. 이런 걱정을 한 게 무안할 정도로 우리에게선 그럴싸한 의견들을 쏟아져 나왔다. 비록 우리가 제각각 다른 곳에서 와서 친하진 않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협업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을 위해 리어카에 보완되었으면 하는 점, 리어카를 꾸밀 문구, 리어카의 색상…. 등 다양한 방면에 대해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이주에 걸친 긴 고민과 논의 끝에 우리의 의견으로 드디어 리어카가 완성되었다.

올 것이 왔다. 드디어 어르신들에게 리어카를 직접 전달해드리는 날이 된 것이다. “아이, 이쁘네”, “보기보다 가볍네!” 비록 몇 글자 안되는 말들이지만 마스크 속 내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작게 무심코 던지시는 말씀들이, 우리가 끝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점들에 대해 어르신들이 만족해하시는 결과가 뿌듯했기 때문이었다. 어르신들이 쑥스러워서 내색은 잘 안 하셨지만 표정과 눈빛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활동이 끝나고 난 뒤 청소년지도자 쌤들과 귀가하던 중 우리의 앞을 지나가는 한 리어카가 눈에 들어왔다. 그 리어카의 옆면에 쓰여 있던 익숙한 문구가 보였다.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

바로 우리가 제작한 리어카였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보이던 리어카를 끌고 가시는 어르신의 미소와 가벼운 발걸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보람찼다.

이 활동이 단지 봉사활동만의 가치는 아니었다. 공모사업으로 인해 지금 같은 시국에도 저소득층에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고령층의 일자리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역 사회 활성화에 크게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함이 전해졌다. 과거엔 리어카를 몰고 다니시는 어르신 분들을 보면‘가난, 안타까움’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주로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으로 다가가는 리어카’공모사업을 하며 진정 도와드리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을 향한 나의 잘못된 편견부터 바꾸는 것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요즘엔 리어카를 끌고 다니시는 분들을 향한 안쓰러운 시선보다는 환경오염이 더욱 심해지던 요즘, 어르신 분들이 폐지를 모으심으로서 재활용 가치를 창출하여 환경에 이바지되니 존경스러운 시선이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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