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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철학>감사의 힘

신상형

안동대학교

(철학)명예교수

추수감사절은 청교도들이 영국국교회와의 갈등으로 영국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의 플리머스 식민지로 이주한 이듬해 첫 수확을 거둬들이고 기념했던 행사이다. 미국에 도착한 그들은 1620년에서 1621년으로 넘어가는 겨울에 살을 에는 추위에 많은 사망자를냈으며, 주변에 거주하던 인디언 부족 왐파노악Wampanoag족의 도움으로 겨우 버텨낼 수 있었다. 

이듬해 가을, 3일동안 추수를 감사하는 축제를 벌인다.그들은 원주민을 초대하여 추수한 곡식과 과일에다가 원주민이 가져온 야생 칠면조와 호박을 더해 함께 음식을먹고 감사예배를 드린다. 이것이 추수감사절의 시작이었다. 그 뒤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중에 11월 26일 목요일을 연례국경일로 선포하면서 마지막 목요일로 지정했는데, 루즈벨트 대통령은 11월 4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확정 공표했다.

역사상 추수감사제전은 세계 도처에 있어왔다. 그러나 현대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내용상 조금 특별하다. 이 특별함이 초강대국 미국의 정신적 기초를 이룬다는 점에서 다시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통상적인 추수감사는 풍성한 농산물의 수확을 받은 것에 대해 수혜자로서 보은하는 태도이다‘. ~ 때문에 감사한다.’는 형식을 띤다.

그렇지만 미국 청교도들의 추수감사는 감사의 조건이 불충분했다. ‘분리주의자’라는 오명으로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나선 청교도들의 여정은 실제로고난의 연속이었다. 메이플라워에 승선한 102명 중 청교도는 41명에 불과했고, 더 많은 61명은 런던에서 모집한 이방인이었다. 말하자면 영국사회에서 살기 힘든 문제아들이었다. 이러니 그들의 일상은 항해 초기부터 힘이들었다. 흉년과 식량난으로 고생했으며 미국에 올 때 배를 빌리느라 진 빚이 이자가 불어나서 돈에 쪼들리는 경제난도 애물단지였다.

청교도들은 맨주먹이었기 때문에 식량난을 겪었고,완두콩 농사와 보리농사도 망쳤다. 옥수수도 이십 에이커의 밭에서 난 것이 첫해 수확의 전부였다. 더구나 전염병까지 유행해서 건강도 해쳤으며, 날씨도 좋지 않았다. 따라서 청교도들이 하나님이 자신들을 돌보아줄 것으로 믿고 드린 추수감사는 ‘~ 때문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감사였다.

살펴보면, 청교도 순례자들은 항해 중 1명, 상륙 후 사망자가 늘어났다.기록으로는 12월에 6명, 1621년 1월에 8명, 2월에 17명, 3월에 13명이 죽었고 1621년 4월에는 지사로 선출되었던 카버John Carver 마저 사망했다. 이윽고 윌리엄 브래드퍼드William Bradford(1588∼1657)를 선출해서 30여 년간이나 플리머스 지사로 일하게 하면서 식민지의 안정을 기하였다. 마침내 그들에게 현지의 조력자가 나타났다.

순례자들은 도착한지 4개월 만에 그들로부터 지역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을 배웠다. 이런 영향으로 첫 겨울에는 사망자가 많이 나왔지만 1621년에는 가을 수확을 할 수 있었고 드디어 추수 감사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그들은 실질적인 조력자인 원주민 왐파노악 부족을 초대했다. 추장 마사소이트Masssoit는 90여명의 부족과 같이 참석하고 순례자들은 힘닿는 대로 융숭한 대접을 하여 선린의 관계를 돈독히 하였다. 이것은브래드퍼드의 탁월한 지도력과 사교적 역량 덕분이었다.

브래드퍼드는 외인부대였던 순례자들을 감사신앙으로 하나로 묶고 감화를 시켜 모두가 선상 서약문에 서명하여 질서를 지켜 나가는 바람에, 그들뿐만 아니라 미국이 지금까지 그것을 국가의 가치관으로 선택해서 번영을 이루게 된 것이다. 추수감사절은 생존을 위협하는 난관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돌보아주실 것을 믿고 공익을 위해 공동체를 세우는 참다운 신앙을 유지하며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청교도들의 전통에 뿌리를 둔 고백의 기념절이다.

따라서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완결된 축복이 아니라 축복을 향한 다짐으로서의 확신을 다짐하는 서약이자 변함없는 신뢰의 공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성숙한 감사의 정신이 전 세계를 바람직스러운 ‘공평무사한 하나님의 왕국’으로 만들어가는 미국의 이념이 되어왔다.

이것 때문에 온 세계가 미국을 신뢰해 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안타깝게도 이를 무시하는 국가 지도자가 나와 이기주의로 치달음으로써 미국의 전통을 훼손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여러 나라에서도 덩달아 이에 편승하는 이기주의적 기운이 편만해지는 것 같아 크게 우려가 된다. 추수감사정신의 회복을 기대한다 .

신상형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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