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발행인

대우 그룹을 일으킨 김우중 회장의 별세 1주기가 다가오면서 다시 한 번 김우중을 생각해 본다.
그는 30세의 나이에 대우실업을 창업하여 15년 만에 대우를 그룹으로 이룩한 경영의 대가였다.
대우가 망하기 전 대우의 수출은 대한민국 수출의 14%를 차지할 만큼 대우를 크게 성장시킴으로 세간의 놀라운 화제가 되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분식회계, 사기대출, 세금포탈 등의 문제로 몰락의 운명을 맞았다.
사막의 신기루처럼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났다 꺼져버린 안타까운 기업의 또 하나의 명멸사(明滅史)다.

나는 대우그룹의 명멸사보다는 김우중 회장이 죽기 전까지 추진했던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 청년사업가를 키우는 운동”에 주목한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그룹 총수가 되기까지 점철되는 숱한 역경과 좌절을 돌파하면서 그가 붙잡은 신념은 단 하나였다.

“실패를 두려워 마라” 라는 도전 정신이었다.
김우중의 정신은 ‘미래’였고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을 훌륭한 기업가로 키워내는 것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임을 명확하게 실천한 사람이다.
그는 중소기업을 하는 청년을 육성하면서 그의 경험을 ‘인성, 끈기, 체력,영어’로 요약했다.
네 가지 덕목만 튼튼하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이었고 당시 그러한 통찰과 경험은 지금까지도 유효하고 많은 젊은 청년기업가들을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대우그룹 해체와 해외 떠돌이 신세가 되었을 때도 베트남에 정착하면서 베트남 청년들의 세계 경영을 돕는 경영교육 활동을 지속해 베트남 국민과 정부로부터 커다란 존경을 받았다는 사실도 김우중의 청년사랑을 엿보는 대목이다.
어느 국가의 젊은이에 상관치 않고 ‘미래’ 라는 시공간에서 활약할 인재 육성이라면 그의 인생관과 교육관에 부합했을 것이다.

시대가 원하는 청년 기업인
요즘 젊은이들은 “노력해도 경쟁이 안 돼” “아무리 노력해도 잘 나가는 금수저를 따라갈 수 없어!”라고 현재의 틀 안에서 불평이나 체념을 한다.
체념이 너무 빠르다.
김우중의 인성과 끈기와는 거리가 멀다. 긍정심과 당당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성공의 요소인 부지런함과 용기, 그때 그때마다의 적절한 판단들이 번뜩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러한 자신이 수치스럽다고 고백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솔직함은 좋지만 ‘자신’이라는 또 하나의 인생을 쉽게 포기하는 어처구니에 불과하다.

얼마 전 서거한 삼성의 이건희도 “우리도 하면 세계 1등”이라는 자신감을 주고 갔다. 세계1등을 꿈꾼 기업가가 기어이 세계1등을 할 수 있었고 그것을 이룩한 기업인이 대한민국 국민의 한 명이었으며, 대한민국 기업의 하나였음을 자랑스럽게 토로했다. 세계 전도(全圖)를 보면 조그만 동양의 한쪽 쌀알만 한 나라가 이룩한 쾌거다.
우리 역사에도 없었다. 그것을 삼성은 열악한 환경과 능력을 헤집고 달성한 것이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도 대표적 흙수저다.
그가 실천한 것은 자신감과 부지런함이다.
2025년 세계 바이오 업계 10위권 진입을 위해 18년간을 하루에 세 번 2시간씩 쪽잠을 자면서 기업을 키웠다.
바이오는 미래에 더 빛날 분야이고 코로나19 백신개발로 바이오업계를 정복할 주역이다. 청년들이, 특히 청년 기업인들이 본받을 분들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
성공이란 큰 기업을 일군 자들만 칭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관에 맞게 세상을 살아가면 모두 성공한 인생들이다.
세상이 나를 괴롭히는 것들은 무수히 많다.
불공정한 사회 현상, 흔들리는 사랑과 우정, 불편한 사회의 시선들, 아파하는 가정의 구성원, 나와 다른 생각과 의견들이 충돌하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현상들이 나의 인생과 가정에 피해를 주는 일들 또한 무수하다.

어쩌면 세상사가 모두 이겨내야 할 역경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도 애증으로 변화함을 두려워한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들을 겪고 나면 허탈해지는 자신을 붙잡을 유일한 ‘방책’은 무엇일까?
어제의 나태함이 있었다면 오늘은 그 나태함을 떨궈내는 것이고, 어제 자신과의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 있었다면 오늘이라도 실천하는 것이고 끊임없이 어제와 다른 ‘나’를 추구하는 것이다. 오늘의 ‘나’는 아침마다 설레인다.
‘어제와 다른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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