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진 김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균형도시 김포’라는 비전 정하고 전략 수립 후 심의 대기 중

양촌 ‘깨끗한 골목 만들기’로 국토부 도시재생 예비사업 응모

지난 6월, 양촌읍 행정복지센터 지하 1층에 김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이하 센터)가 문을 열었다. 센터는 도시재생사업을 발굴하고 도시재생사업 전략수립과 활성화 계획 및 추진, 전문가 육성프로그램 운영이라는 ‘도시재생법령’이 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 역할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도시재생의 뜻부터 알아보자. 어렵지만 다시 도시재생법령에 따른 정의를 살핀다.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 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법 언어가 대부분 함축된 말이라 오히려 이해를 방해하기도 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가 낡고 쓸모없어졌다 해서 밀어버리고 새로 건축하거나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역량과 문화를 살리고 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사회·경제적으로 잘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말하자면 없애지 않고 다시 살려낸다는 의미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가치 있는 계획을 지원하는 마중물일 뿐

장희진 김포시도시재생센터장은 여기에 ‘공동체’라는 방점 하나를 더 찍는다. “법의 취지로 보나 배경으로 보나 공동체의 복원이 기본이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지면서 우리는 나만 잘 살자는 생각에 ‘함께하는 것’을 잃어버렸다. IMF를 겪으며 이웃 공동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게 필요한 거구나를 절감했고 복원을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도시재생에서 주민이 주도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것은 수단이자 곧 목적이다”라고 덧붙인다.

그는 또 도시재생이 곧 도시재생뉴딜사업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도시재생은 관계망을 형성해 살기 좋은 주거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뉴딜사업은 그것을 지원하는 국책사업이다. 지자체가 세운 전략과 계획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집행되는 마중물사업인 것이다. 행정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지만 지원이 갖는 경제적인 측면에만 사로잡히면 참된 성공의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주민이 원하는, 주민이 제안하는 사업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짜여진 사업은 사업이 끝남과 동시에 주민은 떠나고 도시의 기능도 멈추는 결론에 이른다는 말이다.

김포시는 작년 9월 도시재생팀을 만들고 민선7기 공약 중 하나인 도시재생사업 이행을 시작했다. 도시재생사업 도입기에 들어섰다 할 수 있다. 현재 센터 설립 후 전략기획을 수립하고 경기도 도시재생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도시재생팀과 센터는 지역현안과 이슈를 검토하고 주민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김포시 도시재생의 비전을 ‘균형도시(Balancing City) 김포’로 잡았다. 이에 공간, 산업, 시간, 문화, 이미지의 균형(Balance)을 목표로 삼아 지역 간 생활·문화 인프라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에서부터 도시와 농촌의 단순 결합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이 심의에서 승인이 나야 활성화계획을 세우고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 승인이 떨어지면 연내에 활성화계획을 세우고 내년 상반기 뉴딜사업에 지원한다는 계획 하에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시재생 대상 주민들이 논의와 토론과정을 통해 본인들이 살아갈 환경과 미래를 고민하고 상상하며 주도적으로 공동체를 꾸려가는 것”이라며 도시재생의 지향점을 잊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도시재생대학, 주민제안 공모사업 진행으로 주민 관심 촉진해

센터는 행정적인 프로세스 외에 본연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자문위원을 구성하고 도시재생대학을 진행하며 주민제안 공모사업, 주민대상 학습기회 제공 등의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도시재생대학 참여자들과는 사례마을을 방문하며 주민주도 도시재생과 그렇지 않은 곳의 현재를 살피는 기회도 갖고 있다.

김포시는 양촌과 통진을 도시재생 활성화 대상지로 잡고 있다. 이에 그는 이곳 주민들이 도시재생사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 예비사업’ 응모를 진행하고 있다. 양촌, 통진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거듭되는 회의를 통해 어떤 사업을 할지 정리해 나가고 있다. 국비 1억, 지방비 1억의 소규모 재생사업이지만 이 경험이 쌓이면 내년 뉴딜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주민요청, 주민주도, 주민참여’라는 도시재생 기본을 지키며 양촌 주민들과 회의 끝에 사업의 방향을 ‘깨끗한 골목을 조성하는 공동체’로 결정했다. 지저분한 양촌을 청결하게 바꿨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됐고, 양촌 주민의 19%를 차지하는 외국이주민과 함께하자는 제안까지 나와 이주민과의 소통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양촌은 주민협의체, 양곡번영회, 상인회 등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주민자치회, 이장단 등 논의하고 협의할 대상을 늘려가려는 의욕과 의지도 높다.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제안하는 협의과정이 정말 소중하다. 전문가가 던져주는 게 아니라 주민이 개선하려는 걸 찾아내고 있으니. 센터는 그런 주민의 관심을 끌어내고, 경험을 쌓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뿐이다”고 말하는 그는 양촌 주민들의 건강한 관점과 적극적인 참여에 놀랐다고 했다. 통진은 상인회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도시재생 예비사업의 경우 10인 이상이 제안하면 지원이 가능한 사업이지만 뉴딜사업으로 넘어가면 사업의 크기가 커지고 협의해야 하는 주민의 영역도 넓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 의견이 많아지고 이해충돌도 생길 수 있다. 장 센터장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며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도시재생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중성. 

“낙후되고 쇠퇴한 도시를 다시 살려낸다는 건 건물이 달라지고 재산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는 것이다. 이 기대를 비난할 순 없지만 도시재생은 끊겨진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살고 싶은 곳, 이웃이 있고 내 마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새로운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김포의 모습 속에서 잊거나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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