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의원, "처분하거나 필요하다면 좀 더 저렴한 회원권으로 바꿔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주영 의원이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골프장 회원권 보유현황'을 제출받았다. 가장 비싼 회원권을 보유한 공공기관은 한국수출입은행으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코리아CC 회원권 1구좌를 22억4,840만 원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은이 보유한 회원권 가격은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공공기관에서 보유한 골프장 회원권은 1구좌에 20억 원이 넘는 곳은 없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1구좌에 10억 원을 보유하고 있기는 했지만 수은의 절반 가격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금액으로 수은보다 많은 회원권을 보유한 공공기관은 한국은행 7구좌 35억5,500만 원, 신용보증기금은 3구좌 25억 원 등이다.

자료를 제출한 공공기관들은 이처럼 비싼 가격의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한 이유로 ‘대외업무’를 꼽았다. 그러나 이용자 관리와 구체적 사용내역은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사용내역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기관은 직원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주영 의원은 "대외업무를 위해서 사용했다면 내부인사 누가, 외부인사 누구랑 사용했는지 사용내역을 밝혀야 하는데 그런 내역이 전혀 없다"면서 "수년 동안 주말마다 거의 빠짐없이 사용한 내역으로 볼 때 내부의 임원 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프장 몇 곳을 특정해 입수한 최근 3년간의 이용내역을 보면, 지난 2017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대부분의 주말마다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하루에 3차례 이상 사용한 날도 여러 번 존재한다.

또한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공공기관들의 직원들에게 골프장 이용여부가 가능한지를 물었으나 “상식적으로 임원 비서실에서 예약관리를 하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을 직원들에게 사용하라고 한들 스스로 사용하겠다고 찾아가는 직원이 어디 있겠느냐”는 답변이다.

특히 35억 원이 넘는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최근 3년간 1회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총재가 골프를 즐겨하지 않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당초 대외업무용이라는 목적도, 임원 전용이 아닌 직원들과 함께 사용하는 회원권이라는 주장도 무색해진다.

김주영 의원은 "외국인을 많이 상대하는 기관별 특성상 골프 회원권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값비싼 회원권을 보유하고 대외업무용으로 사용하는지 아닌지조차 모르게 관리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년간 사용하지 않았다면 대외업무용이라는 매입목적도 믿기 어렵다”면서 "차제에 이렇게 비싼 회원권을 끌어안고 있을 것이 아니라, 처분을 하거나 좀 더 저렴한 회원권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이 밝힌 '주요 공공기관 골프장 회원권 보유현황'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신용보증기금, 수출입은행 등이 20억 원대 이상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한국마사회도 1구좌에 각각 10억 원, 5억 원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도 2구좌 10억 원의 회원권을 갖고 있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등 일부 기관은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회원권에 대해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매각 등을 통해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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