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의원, "의무보고제로 조세회피 억제·예방해야"

디지털 기술과 금융거래 발달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무사와 회계사 등 세무조력자에게 조세회피 거래 관련 보고를 의무화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국내외 다국적기업의 납세협력비용을 절감하고 조세회피 방지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세무조력자에 대한 의무보고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의원 의뢰로 국회입법조사처가 조사한 ‘세무조력자 의무보고제도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통적인 조세회피 방지제도로는 점차 고도화하고 있는 조세회피 전략 대응에 한계가 있다. 특히 국제거래의 경우 국가 간, 그리고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조세회피 의도 파악도 쉽지 않은 상태다.

현재 국내의 경우 거주자에게 국제거래 내용과 해외금융계좌 등의 신고를 요구하거나, 세무대리인에게 납세자의 소득신고 적절성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김 의원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조세회피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어렵고 납세자의 성실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으며 가산세와 같은 금전적 제재에 초점을 두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조세회피 억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OECD와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세무조력자 또는 납세자에게 조세회피 거래의 사전 의무보고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복잡한 거래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현실에서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보고 시스템으로 조세회피를 효과적으로 억제·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OECD는 2015년 조세회피 위험이 있는 조세전략을 의무적으로 과세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EPS) 대응 프로젝트를 내놨다. 그리고 이를 발전시켜 2018년 모범 CRS 기준 즉, 공통보고기준을 마련하고 세무조력자에게 의무보고 회피 조세전략이나 불투명한 역외거래를 이용한 조세전략을 시도하려는 이용자와 공급자의 과세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EU 회원국들은 가장 세부적으로 규정된 의무보고제도인 DAC6(the 6th version of the EU Directive on administrative cooperation)를 지난해 12월31일까지 자국 세법에 입법 완료하고, 올해 7월1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DAC6는 EU 각 회원국에서 공격적 조세전략을 과세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OECD와 EU 회원국인 미국,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0여개국이 의무보고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브라질, 일본, 중국, 터키, 호주 등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김주영 의원은 “급변하는 현 경제상황에서 조세회피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는 의무보고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의무보고제도 도입으로 늘어날 보고 비용과 행정비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일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납세자는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하고 과세당국은 납세자의 조세회피를 억제함으로써 추가적인 세원확보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무보고제도 국내 도입시 해외의 각국 입법례를 참조한다면 국제적 정합성을 높일 수 있어 제도의 효과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제도의 도입은 장기적인 세제발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OECD 회원국으로서 조세회피 대응의 국제적 공조를 위해서라도 의무보고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