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위생관리가 주는 한계

학교급식은 ‘얼마나 맛있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맛없을 수밖에 없는 것을 얼마나 잘 살려내야 하는 것에 달렸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말이 좀 어렵나요?^^

학교급식에서의 위생관리는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일입니다. 1996년 일본의 학교급식에서는 대단히 규모가 큰 식중독 사고가 있었습니다. O-157 식중독으로 1만여 명 가까이 환자가 발생했고 3명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고였습니다.

올해 우리나라도 모 지역의 유치원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서 어린이들이 신장투석까지 하게 되는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학교급식의 위생관리가 잘못되면 학생들의 건강과 생명에 크나큰 영향을 주게 되어 위생관리는 항상 철저히 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위생 면에서는 지나치다 싶게 안전하도록 위생관리지침을 준수하도록 교육행정기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외식을 많이 하는 학생들은 학교급식에 불만 중 하나가 ‘식감이 좋지 않다’입니다. 튀김을 해도 배달시켜 먹는 음식만큼 바삭하지도 않고 고기와 새우등도 식감이 퍽퍽하게 느껴집니다. 맞습니다. 학교급식은 식재료 고유의 특성을 잘 살려내기에 어려운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셰프들은 닭 다리 살을 가열할 때는 64℃로, 새우는 40℃로 가열을 해야 가장 맛있는 식감과 맛을 낸다고 합니다.

그럼 학교급식의 위생관리 기준은 어떨까요? 모든 가열식품은 75℃ 이상, 어패류의 경우는 85℃ 이상 가열하여야 합니다. 왜 이렇게 과하게 가열시켜서 식감까지 안 좋게 하도록 할까요?

셰프들이 조리하는 것은 1~2인분을 조리하지만 학교급식은 단체급식입니다. 최소 몇 백 명에서 많게는 2천 명 이상 먹을 음식이다 보니 식중독 사고가 나면 심각할 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과하다 할 정도로 위생관리를 해야 학교급식을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는 거지요!

그럼에도 최대한 우리 학생들에게 맛 좋은 질감과, 좋은 조리 상태로 제공하도록 더욱 노력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식감을 주고 맛있게 조리하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튀김을 두 번 튀기기도 하고 소스와 따로 배식하기도 하는 등 학교 여건에 따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3. 영양 관리가 주는 한계

요즘 먹방, 쿡방이 대세이다 보니 미각을 충족시키는 음식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힐링, 웰빙 등이 함께 떠오르며 건강식에 대한 욕구도 매운 강한 것 같습니다. 어린이, 청소년기에는 맛있는 것에 대한 욕구가 훨씬 강하다는 걸 선생님도 자녀를 키우다 보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좋아하는 대다수의 음식이 미각을 충족시키는 단짠단짠 음식, MSG 등 화학적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같은 급식을 제공하여도 학교급식 만족도가 떨어지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급식은 교육급식이다 보니 우리 학생들에게 건강과 영양을 동시에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 나트륨 줄이기, 당류 줄이기, 튀김류 줄이기 등을 함께 시행하여야 합니다. 사실 우리 입맛에 맛있는 음식은 짜고 달고 기름지면 다 맛있게 느껴집니다. 대표적인 음식이 양념치킨, 탕수육이지요? 우리 학생들 중에서 양념치킨과 탕수육을 싫어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 영양 선생님들의 고민이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우리 학생들의 입맛은 외식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데, 어떻게 덜 짜고 덜 달고 덜 기름지게 제공하여야 하나?’ 그러면서도 ‘음식물 쓰레기(잔반량)까지 줄여야 하나?’ 음식물 쓰레기가 많다는 건 맛이 없어서 많이 버려졌다는 거겠지요? 이것이 늘 영양 선생님들의 고민입니다.

선생님이 열거한 식재료, 위생관리, 영양관리에 대한 한계가 있으니 학교급식은 어쩔 수 없다, 더 이상 맛있게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늘 우리의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한계를 극복하고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급식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여야 우리 학생들에게 건강과 맛을 모두 고려한 최적의 식단을 만들어 내고 조리해서 우리 학생들이 영양상 균형을 이루도록 학교급식을 하게 할까가 우리 선생님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입니다.

한계에 연연하지 않고 더욱 좋은 급식을 제공하도록 우리 영양 선생님들도 더욱 노력해보겠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오늘 학교급식이 다소 입에 맞지 않았다면 ‘아~ 학교급식의 한계에 부딪친 식단이구나^^’ 이렇게 한 번쯤 생각해 주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때론 우리 학생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도 영양 선생님들과 조리사님들에게는 최선을 다한 식단 일수 있습니다.

먹는 것은 누구나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한 학교에 천명이 있으면 천명의 입맛이 다 다릅니다. 한 가족 안에도 입맛이 다 다르지 않나요? 우리 집도 그렇습니다. 급식은 학생들 각자의 식욕과 미각을 충족시키는 개인의 욕구와 관련된 일이어서 더 힘이 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간의 기본욕구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한 명의 영양 선생님들이 담당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으니(몇 백 명에서 몇 천 명까지, 특히 김포는 2천 명이 넘는 학교도 영양 선생님이 한 명이 근무합니다) 개인의 욕구를 모두 파악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학생, 한 학생을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마땅히 우리 영양 선생님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이 없으면 전체도 없으니까요.

우리 학생들도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서 자신의 꿈을 성취하고 싶은 것처럼 영양 선생님들도 학교급식의 한계가 있지만 최대한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고르고 안전한 급식을 위한 위생관리를 하면서 영양상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양질의 맛있는 급식을 제공하도록 더욱 노력해보겠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단순히 나의 미각만을 추구하는 맛이 아닌 건강한 맛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알아보고 배워보도록 해요. 그럼 우리 함께 윈윈(Win Win) 해볼까요?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