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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일자리사업, 일자리만 늘린 전시효과 세금낭비?

피켓 든 ‘마스크 쓰기’ 캠페인, 시민 눈엔 세금 낭비 전형

업무 기준 없어 유치원 생활방역 참여자 유치원과 갈등 민원 늘어

시간제 아르바이트성 일자리에 전업주부도 나서

▲'마스크 쓰기' 캠페인 중인 희망일자리사업 참여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실행하고 있는 ‘희망일자리사업’이 예산낭비 행정이라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과 사업 참여자의 불만이 쏟아지며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사업’은 지난 4월 대통령 주재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된 취약계층 공공일자리 35만 명 창출을 목표로 경기도에 할당된 8만8,146명 중 김포시 2,5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시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한시적으로 공공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김포시 각 부서 및 읍면동, 출현기관까지 동원해 생활방역지원, 환경정화사업, 민원사무보조 등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시는 7월 1차 1,800을 모집, 1,454명을 일자리에 배치하고, 8월 말 다시 2차 1,100명 모집을 통해 9월 1,165명을 배치했다. 참여자는 1차 4개월, 2차 2개월 동안 일하게 된다. 최저시급과 교통비, 4대보험 가입이 적용된다.

그러나 많은 참여자가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실직을 하거나 폐업으로 인해 생계를 이어나가야 할 이들에게 우선 지원되는 사업이지만 1차 모집 지원자가 미달되며 신청자 모두 공공일자리에 배치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며 월 198만 원 수령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던 지원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대부분 4~6시간 단위로 쪼개진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2차 희망일자리사업에 추가된 꽃길 조성사업

8시간 근무 일자리는 100여 곳, 청년 우선 배정돼

희망일자리사업 TF팀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이상 근무자는 1,400여 명 중에서 100여 명이다. 주로 업무보조 등의 일자린데 신청 일자리가 100여 곳밖에 없어 청년을 우선으로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한시적으로라도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지원한 사람들은 월 60만 원 정도 벌이밖에 되지 않는 일자리를 잡고 있을 수 없어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나게 됐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보다는 근로시간을 쪼개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1차 공공희망일자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TF팀은 초·종·고학교와 유치원 등에 필요한 방역인원을 지원했다. 교육청의 학교방역인력지원사업 수요조사를 거쳐 요청된 인원을 배치한 것. 그런데 유치원에 배치된 참여자의 다수가 방역과 관계없는 환경정비 업무로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참여를 포기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방역업무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업무가 진행되면서 유치원에 배치된 방역요원과 유치원 사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폐업을 하고 일자리를 찾던 정 모 씨는 공공희망일자리 공모가 나자 바로 지원했다. 정 씨는 “액셀 등 업무보조에 필요한 능력을 갖고 있어 그쪽 일을 지원했다. 하지만 자리가 없다고 해 아쉽지만 하루 4시간이라도 일할 수 있는 유치원에서 일하게 됐다. 그런데 방역업무로 배치된 건데 유치원에서 시키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컵을 닦기도 하고 배식을 하기도 하고, 강당 마대걸레로 청소도 했다”고 말하며 정해진 방역업무 기준이 없어 유치원과 계속 갈등이 일어났다고 했다.

급기야 희망일자리TF팀은 8월 각 학교와 유치원에 공문을 보냈다. 방역과 관련된 ‘과업지시 가능’과 ‘과업지시 자제’업무로 나눠 적시하며 ‘무리한 환경정비 업무는 본 사업의 취지와 맞지 않으므로 지양’해 주기를 요청했다.

“근로계약서도 일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제가 달라고 하니 이제야 줬어요. 분명 유치원 인력이 해야 할 일을 이때다 하고 저희에게 시키는 게 현대판 갑질이고 노동착취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하는 정 씨는 다른 곳으로 배정해 달라고 희망일자리TF팀에 요구하고 대기 중이라고 했다. 희망일자리TF팀 관계자는 “갈등이 생기는 경우 전환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포기를 해서 자리가 생기는 곳이 있어야 하기에 빠르게 처리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자리 수 늘리기 위한 시간 쪼개기 일자리 도움 안 돼

1,2차에 걸쳐 2,500명의 일자리를 거의 맞춘 희망일자리TF팀 관계자는 “일자리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부서에 계속 요청했지만 코로나로 많아진 업무에 다른 일을 벌이기 벅차했다. 2차 때는 우체국, 소방서, 세무서 등을 돌며 독려하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어 팀에서 일자리사업을 몇 가지 만들기까지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시도1호선 가로화단 및 평화누리길 꽃나무 식재, 누산 한강제방도로변 휴식공간 마련, 도시벽화개선사업, 학교길 스쿨존 지킴이 및 캠페인사업 등이 새로 만든 자체사업이다.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자체사업으로 기획된 벽화사업

400여 명이 배치된 학교길 스쿨존 지킴이 및 캠페인 사업을 통해 이번 주 관내 곳곳에 ‘마스크 쓰기’를 독려하는 어깨띠를 두르고 피켓을 든 인력이 배치됐다. 사우4거리의 경우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세 곳에 2~3명씩 서고 있다. 하지만 우두커니 서 있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엔 그야말로 세금 낭비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통진에 사는 윤 모 씨는 “아무리 어려운 분들 도와주는 일자리라고 해도 이건 아니다 싶다. 요즘 마스크 쓰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굳이. 하다못해 시의 정책이나 사업을 알리는 전단지라도 나눠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직장을 잃거나 폐업 등 경제적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희망일자리사업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양상을 띠면서 2차 지원에 전업주부들도 나섰다. “일하고 싶었던 경력단절 여성에게 경험이 된다는 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관계자의 말은 하루 세 시간씩 길거리에 서 있는 일이 경력단절 여성에게 어떤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희망일자리사업의 예산이 계획에 대비해 실제 집행된 비율이 21.3%에 불과하고 인원 충원율 또한 70%에 못 미쳤다. 세 달 안에 써야할 예산이 80% 가까이 남았음에도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에 804억 원의 예산을 또 책정했다. 하지만 희망일자리사업이 지금처럼 시간을 쪼개 공공의 업무에도, 참여자의 소득에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일자리만 만들어낸다면 세금만을 축내는 ‘세금 일자리’라는 오명을 계속 쓸 수밖에 없다. 직장을 잃고 폐업을 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간의 돈벌이가 아니라 제대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다.

김정아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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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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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답해서 적습니다. 2020-10-05 11:12:28

    "단기간의 돈벌이가 아니라 제대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대체 어디 있습니까. 정부가 그걸 모릅니까. 대안을 제시해 보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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