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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내 이름은 문학의 밤

내 이름은 문학의 밤 

이상국

 

내 이름은 문학의 밤입니다
친구들 모임 같은 곳에 가서
누군가 "어이, 문학의 밤, 한잔 받아" 하면

나는 "미친 녀석" 하면서도 덥석 잔을 받습니다
나의 앨범 속에는 유난히 밤이 많습니다
별이 빛나던 밤이나 눈보라 치던 밤 혹은
너 아니면 죽고 못 살던 밤
그리고 시체 같은 밤도 있었으나
나는 그냥 어둑한 길을 혼자 걷는 밤이 좋았고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문학의 밤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부지런해도 아직
문학의 아침이나 문학의 저녁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문학은 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문학의 밤'은 '문학은 밤'과 같은 말이어서
시인들은 대체적으로 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차마 잊지 못할 밤이 있는가 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밤도 있기 마련입니다
많은 밤들이 물결처럼 왔다가는 스러져가고
나에게는 문학의 밤만 남았는데
아직도 그 어둑한 길을 혼자 다닌다고
친구들은 일부러 즐거운 술잔을 건네는 것입니다
나는 문학의 밤입니다

[이상국 프로필] 강원도 양양, 백석문학상외 다수 수상, 시집[뿔을 적시며]등 다수


[시 감상]
오래전 동네 교회의 중요한 행사 중의 하나가 문학의 밤이었다. 저마다 문학이라는 푸른 꿈을 안고 자작시를 낭송하는 밤이었다. 그 시절 우리들에겐 문학은 꿈이었다. 세월이 지나 문학은 그저 문학으로 남았다. 짧고 단편적인 문장들만 카톡이나 문자로 전송되고 있다. 그 시절 우리가 그렇게 사모하던 문학은 모두의 문학이 아닌, 나만의 문학으로만 남은 것은 아닌지? 후회인지 체념인지 모를...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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