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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연이 만난 사람] 우리는 유기동물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 박서연 청소년기자
  • 승인 2020.09.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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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8일 김포 풍무동에 위치한 00 동물병원의 김00 원장님과 인터뷰를 했다. 원장님은 동물병원 운영과 동시에 병원 한편에 유기동물을 임시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도움이 필요한 유기동물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오래된 병원에서 유기동물 보호 시설을 두고 있는 경우는 있지만, 새 병원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 악취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하지만 00 동물병원은 아직 개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 점에서 어떤 계기로 유기동물들을 받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는지, 더 나아가 유기동물의 안락사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여 같은 동아리 친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퇴근하시다가도 유기견을 보면 다시 병원으로 데려온다고 들었는데, 절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혹시 계기가 있나요?

A. 유년 시절 TV에서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어요. 도움이 필요한 한 동물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수의사가 나오는 내용이었는데, 작은 생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의사의 모습에 감동받았던 것 같아요. 단순히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떠나 그 모두는 생명 자체로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도 수의사가 되어 TV에서 봤던 그 수의사처럼 도움이 필요한 동물을 돕는 일에 동참하고 싶었어요.

 

Q. 선생님은 동물병원 한편에 임시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유기동물을 돕고 있잖아요. 가족이 필요한 유기동물이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계신데, 이 일을 하시는 이유가 궁금하고, 이 일을 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A. 동물병원의 본분(아픈 동물을 치료하는)에 충실하겠지만 동행동물병원이 주고자 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문화에요. 혹시 유기동물 봉사를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없죠. 유기동물 봉사를 하고 싶거나 관심이 있는 경우는 많지만, 실제로 주변에 유기동물 봉사를 한 사람은 많지 않아요. 마음처럼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것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누구나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세상이면 좋지 않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러다 병원 한편에 도움이 필요한 유기동물을 보호하면서 입양 홍보를 하고 입양 가기 전 봉사자를 모집해 산책 봉사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 조금 더 발전 시켜 병원 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어요. 이렇게 동물 보호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는 작고 우연한 것들인데, 그 작고 우연한 것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또 구조하거나 입양한 유기동물에 대해 저희 병원에서 발생한 진료비 일부를 감해드리고 있어요. 누구나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세상을 희망하고 유기동물을 돕는 선의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진료비를 감해드리는 것인데, 간혹 이러한 진료비 할인을 혜택이라고 생각하시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시거나 병원 측의 노력에 대한 가치를 폄하하는 경우가 있어 힘들 때가 있어요.

 

Q. 선생님을 비롯해서 다른 곳에서도 유기동물을 돕기 위해 힘쓰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럼에도 가정을 찾지 못한 동물도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동물들을 안락사 시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그 친구들의 죽음을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생명이잖아요. 동물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동물보호법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아직 부족해보여요. 아직까지 동물을 물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동물권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의 의식 수준만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에요. 보호 동물을 안락사하지 않으면 관리에 많은 비용이 들고 그 관리가 힘드니까 개체수 조절을 위해 동물을 안락사하는 거예요.

유럽 최대 동물보호시설인 독일의 ‘티어하임’은 안락사 없는 대표적인 동물 보호소인데, 보호 동물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면서도 높은 입양률을 자랑해요. 이는 독일이 민법상 동물을 물건이 아닌 인간과 동등하게 고유한 존재로 인정하고 있는 동물복지선진국이기 때문이에요. 안락사가 없는 보호시설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유기동물 입양을 선택하고 지지하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있기 때문이죠. 멋있어요.

우리나라에도 올해 5월 건립한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더봄센터’가 한국의 티어하임을 지향하고 있어 기대하고 있어요. (저희 동행동물병원에 오래 머물러 있던 체리가 더봄센터로 이동해서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을 갔어요.) 앞으로 조금씩이지만 더 멋진 변화들이 있길 희망해요.

 

Q. 유기동물에게 새 가정을 찾아주는 일을 하면서 보람감이 클 것 같아요.

A. 보람 있어요. 새 가족을 만나 행복한 모습의 친구들 사진을 보면 입이 귀에 걸려요. 입양 간 집에서 동거견과 행복하게 여행 다니는 준바 (준바는 결국 입양이 취소되었지만), 미국에서 드넓은 초원을 뛰놀던 래기, 지금도 저희 병원에 진료 받으러 오는 폴라, 대구로 입양 간 아름이, 호두, 체리(카라), 체리(양산), 치오, 피스타, 요롱이, 범배, 사랑이, 매실이, 옥이, 수수, 봄이, 사하라, 민트, 블루, 아이, 그린, 베리 등등 수많은 친구들을 보면서 분명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느껴요.

 

박서연 청소년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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