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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처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대비하라
신광식
전 김포대총동문회장
전 파독광부협회장
전 경기도의원

김포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던 시절, 영국의 지방자치현장을 시찰하기 위해 런던과 옥스퍼드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독일에서 광부로 일할 때 영국에 한 번 다녀오고 싶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고향에서 지방의원으로 일하면서야 그 바람을 이뤘다. 영국을 간다고 했을 때 맨 처음 떠오른 사람이 윈스턴 처칠 수상이었다. 처칠이 20세기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1874년 정치 가문에서 태어난 처칠은 1940~1945년, 1951~1955년 두 차례 영국 수상을 지냈으며 1965년 1월 24일 향년 91세로 타계했다. 처칠은 수상에 취임하면서 "나에게는 피와 수고와 눈물과 땀 이외에는 내놓을 게 없다"고 했다. 영국을 시찰하는 동안 처칠이 위기상황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 정치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 김포시의원과 경기도의원으로 일하면서 나 또한 처칠이 생전에 보여준 불굴의 신념과 개혁 의지, 솔선수범하는 자세, 목표실현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배우고 실천하고자 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심상치 않은 재확산세로 방역당국뿐 아니라 국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올여름 긴 장마와 몇 차례 발생한 태풍으로 소중한 인명과 재산상 피해가 엄청나다. 어디에서 우리에게 불어 닥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지혜를 구할 수 있을까? 삶의 마지막까지 ‘투쟁하는 인간’으로 살아왔던 처칠의 시선으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며 대비해보면 어떨까? 처칠이 취임사에서 밝힌 ‘피와 수고와 눈물과 땀’으로 대응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위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8월 29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도 수락연설 중에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한마디로 승리’라고 말했던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국난 극복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나는 수개월 전부터 처칠의 안목으로 국가 현안을 살펴보고자 나름대로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있었는데 이낙연 대표께서 처칠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나라사랑에는 국무총리 출신이건 도의원 출신이건 너와 내가 없다는 것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다. <헬게 헤세의 처칠스타일로 승부하라>를 중심으로 처칠의 정치역정에서 얻은 교훈을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원하는 일을 선택하라. 프랑스의 샤를 드골(1890~1970) 전 대통령은 처칠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보기에 처칠은 어떤 험한 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단 그것이 아주 훌륭한 일이라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처칠에게 소명은 자신의 열정을 따르면서 최고로 큰일을 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그에게 소명은 멈추지 않고 항상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장시간 멈추어 서 있지 않고, 더 나은 길이 있다 싶으면 당장 그 길로 방향을 바꾸었다.

둘째, 명확한 목표를 정하라. 처칠은 생애동안 언제나 뚜렷한 목표지향성을 유지했다.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면 즉시 다음 과제를 찾았고,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항상 자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자 애썼다. 처칠은 하나의 목표에서 다음 목표로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호했고, 그 과정을 즐겼다. 모든 새로운 행위는 재미있어야 했고, 다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은 즐거워야 했다. 그리고 목표에 도달한 다음 자신이 예전보다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셋째, 태도가 차이를 만든다. 처칠의 태도와 개성은 문필가로서 그의 문체 속에 드러났다. 즉 그의 문체는 간결하고 함축적이면서도 생동감이 넘치고 힘찼다. 그 자신의 표현을 빌리면 “오래된 술처럼 묵은 말이 최고이고, 그 중에서 또 최고의 말은 짧은 말이다.” 처칠은 항상 새로운 자극에 마음을 열었고, 타인의 행동방식과 행위를 기꺼이 모범으로 삼았다. 물론 그것이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되고 자신에게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는 특히 처칠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었다. 다양한 측면을 지닌 그의 태도가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분명했다. 위대한 것만을 생각하고,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부과한 도전을 사랑했기에 처칠은 비로소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었고, 그리하여 역사책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넷째, 가치관을 확립하라. 처칠은 사람들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목표를 직시하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결정기준을 상황에 맞추어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때로는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제휴도 맺고, 자기 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실제로 그의 목표와 가치는 언제나 동일했다.

다섯째, 절대 포기하지 말라. 처칠이 일관되게 보여준 집요함에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지만, 끈기역시 그의 타고난 재능이었다. 집요함이 단기적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것이라면 끈기는 중장기적 목표에 필요한 덕목이었다. 끈기는 처칠에게 긴 침체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목표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며, 시간에 기회를 주고, 장기적 전망과 더 나아질 가능성을 주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에게 끈기를 갖는다는 것은 초조한 마음을 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했다.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도 끈기가 필요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41년 10월 29일 처칠은 자신의 모교인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에서 연설하면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 절대, 절대, 절대로.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하찮은 일이건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는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세계대전만 생각하면서 이 말을 한 것이 아니라 분명 직장과 사생활을 포함한 우리의 모든 일상을 염두에 두고 이 말을 했을 것이다. 아마 처칠만큼 자신이 한 이 말을 뼛속깊이 느낀 인물은 드물 것이다.

처칠이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은 결정과 신속한 집행이었다. 역경과 문제점은 특히 위기가 닥쳤을 때 회피하지 말고 즉각 해결해야 했다. 처칠의 확신은 이랬다. “망설임 없이 즉각 대처하면 위험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결코 어떤 것에서도 도망치지 말라. 절대로.” 세상을 떠나기 몇 년 전 그는 의회에서의 마지막 연설 마지막 문장에서 자신의 삶과 행적이 남긴 진정한 유산을 이렇게 설명했다. “공명정대함과 이웃사랑, 정의와 자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갈가리 찢긴 지금의 세대들도 우리가 아직 머물러야 할 이 끔찍한 시대를 넘어 승리의 나팔을 불며 전진할 그날이 반드시 밝아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물러서지 말고 지쳐 쓰러지지 말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십시오.” 처칠은 전쟁 중에 그의 실행력과 저항의지를 나타내는 '승리의 V 사인'을 자주 보여주었다. 코로나 사태를 긴 안목으로 살펴보면서 어려운 경제문제 등을 처칠처럼 우리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대응하면 언젠가 코로나19는 인류가 극복한 여러 위기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며, 인류사에 기념비적인 V 사인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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