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래동 아파트 공사 지층에서 2년간 2,000여 석기시대 유물 수집

▲우창수 한국상고사 연구자

우창수 연구자, “석기시대 수집 돌 중 동물모양 조각품도 있다”

한국상고사를 연구하는 아사달역사문화연구원 우창수 원장이 최근 구래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구석기 시대에도 조각 등의 예술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되는 돌 조각품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2018년 김포한강한가람LH2단지아파트 입주 시 옆 1단지아파트의 건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단지 안 정화조 자리 공사를 하면서 출토된 돌을 살피다 석기시대 유물이라 판단했다고 한다.

▲수집한 돌을 집안 가득 정리해 놨다.

“지표면에서 4~5미터 아래까지 땅을 파니 황토층이 나왔다. 한강이 범람하며 쌓였던 황토퇴적물인데 여기서 2~3미터 더 파고 들어간 지층에서 돌들이 나왔다. 이 돌들을 주어다 깨끗이 씻으니 구석기, 신석기 유물 같았다. ‘한국의 구석기’라는 도록을 참고해서 돌을 분류해 보관했다”

이후 그는 2년 동안 LH1,2단지를 돌며 돌을 수집, 2,000여 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돌을 자세히 살펴보니 어떤 돌은 기린 모양이었고, 또 다른 돌은 곰이나 매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석기시대엔 타제석기, 마제석기 등 도구로 이용한 석기가 대부분이고 예술품으로는 토기를 빗거나 뼈에 새긴 인물조각상 정도가 출토됐다. 석기를 다듬은 조각상은 없었다. 이 조각상들이 석기시대 유물로 판정된다면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석기인들이 돌을 깎아 조각품을 만든 예술활동을 했다는 큰 의미를 갖는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석기시대 전시 설명에 의하면 식량이 풍부한 곳을 찾아 옮겨 다니며 사냥과 채집생활을 한 석기인들은 동굴이나 강가에 머무르면서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를 만들고 발달시켰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는데, 한강 하구에 위치한 김포는 석기인들이 무리를 지어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기에 충분하다.

▲곰 모양 석기

그런데 유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뗀석기는 일정한 형태를 보이며 규칙적이면서 집중적으로 가공한 흔적이 보인다. 우창수 원장은 학계에서 인정한 유물을 담은 도록을 토대로 이런 흔적을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기린 모양 석기

“고고학 분야는 일제로부터 독립이 안 됐다. 일본이 정리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주먹도끼, 찌르개 등 몇 가지만 인정하고 표준이 아니면 유물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 돌을 보면 구석기시대에 곰을 조각한 것으로 보인다. 돌로 끌을 만들어 파나간 것이다. 곰의 상징만을 나타내고 형상은 정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연대 판단은 일반인도 구별가능하다. 사람이 손을 댄 흔적을 찾아냈다. 각을 이룬 부분이 사람이 손댔다는 증거다.”

▲매 모양 석기

하지만 이 돌 조각품은 아직 전문적인 판단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우 원장은 국립박물관을 통한 정확한 판단과 함께 구래동 일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을 전문기관에서 지표조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 원장이 발견한 돌 조각품이 석기인의 작품이라는 걸 확인하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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