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취약 기업 2조5천억 원 대출만기 부실 우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김포시 갑)이 지난 24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신용도·상환능력 취약 기업에 대한 대출금 만기연장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를 지적하고, 한국수출입은행에 종합적인 관리대책을 주문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용도 취약기업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손충당금 확보 등 추가 자본 확충방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대응을 위해 8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최대 1년 대출연장을 시행했다. 7월말 현재 총 799개 기업에 9조4,000억 원을 집행했다. 8월말 현재까지 미집행된 대출금 만기연장 1조9,000억 원과 9월부터 연말까지 추가집행될 8조3,000억 원을 포함하면 모두 19조6,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이는 애초 목표인 11조3,000억 원보다 8조3,0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대출금 만기 유예기간이 만료되면 부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6월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금은 15조8,000억 원이다. 7월말 현재까지 대출금 만기연장에 투입된 금액은 대기업 57개사 4조9,235억 원, 중견기업 371개사 3조6,565억 원, 중소기업 374개사 8,671억 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용도수준이 취약한 P5등급 이하 405개 기업에 총 2조5,274억 원이다. 이는 올해 7월 9조4,000억 원 집행 대비 규모로, 하반기 8조3,000억 원이 추가집행될 경우 신용취약 기업의 만기연장 규모는 약 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도수준이 매우 취약하고 향후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있는 SM등급 30개 기업에는 5,053억 원이 들어갔다. 이 중 3개 대기업에 3,174억 원, 중견기업 153개사에 1조2,615억 원, 중소기업 236개사에 4,955억 원이 투입됐다. SM등급 중 가장 큰 규모로 자금이 투입된 곳은 대우조선해양으로, 2천500여억 원이다.

수출입은행의 BIS비율(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3월말 13.73%에서 6월말 13.45%로 낮아진 상태다. 여신 잔액 역시 지난해 103조 원에서 올해 연말 130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향후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코로나19 확산 대응여력에 우려가 큰 상황이다.

김주영 의원은 이날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에게 “작년 한국은행이 만든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감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1년 차(2020년) 충격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의 BIS비율이 11.35%로 하락하고 부실채권 규모가 1조3,000억 원 정도였다”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더 극심한 더블딥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예측 시나리오보다 경제적 충격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신용도 취약기업들의 연쇄 도산 등을 우려하며 “대출금 만기유예가 끝나면 부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개별기업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하고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고려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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