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김포 경제> 김포여성새로일하기센터, 경력단절 직업훈련 프로그램 수료 3인 취업기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검은 터널에 갇힌 듯 암담한 경제상황에 놓인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장사가 안 돼 문을 닫는 자영업자, 권고사직 당한 가장이 많아지면서 전업주부들이 취업전선으로 나서고 있다. 이전엔 아이들 학원비 정도 보탤 수 있는 일자리를 구했다면 이제 주부들은 본격적인 일자리를 찾고 있다.

하지만 막상 직장을 얻기가 어렵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일을 그만둬 경력이 단절된 터라 취업 무기가 될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고, 새로 일을 시작한다는 두려움과 불안, 자신감 결여 등으로 첫 발을 내딛기가 쉽지 않다.

김포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김포새일센터)가 이렇듯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취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취업 여성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하고 취업연계도 지원한다. 작년 이곳에 2,846명이 구직을 신청해 이중 1,730명에게 일자리를 알선 908명이 취업했다. 국비지원으로 운영되는 직업훈련도 217명이 수료, 127명이 취업으로 연결됐다.

2명의 전문 직업상담사가 상주해 취업 전 10명 내외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취업대비 집단상담’ 프로그램으로 취업에 막막한 이들에게 MBTI 성격검사, 직업선호도 검사, 취업 로드맵 작성,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코칭, 모의면접 등을 코칭, 지원자가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고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준다.

작년 취업알선 1,730 중 908명 취업, 직업교육 217명 수료 127명 취업

1기수당 3일간, 1일 4시간(총 12시간) 동안 진행되는 ‘취업대비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지난 7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4기를 운영, 총 36명이 수료했다. 앞으로도 월 2기수씩 참가자를 모집 운영해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나 현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이라 잠정 중단된 상태다.

김포새일센터에서 운영하는 직업교육프로그램은 경력단절에서 오는 실력 부족을 채워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포새일센터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직업인의 삶을 살고 있는 3인의 경험을 통해 용기를 얻어 보자.

▲김포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취업 상담 프로그램 모습

# 멀티경리실무자양성과정 수료 세무사 취업한 이은정 씨

“집단상담으로 자신감 얻고 세세한 교육으로 실력 다졌어요”

이은정(42) 씨는 작년 12월 세무사무실에 취업했다. 세무사자격증을 갖춘 세무사로 당당하게 취직을 한 그는 김포새일센터와의 인연 덕분에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10년 넘게 학습지 방문교사를 했어요. 아이들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아들의 학습지 선생님 소개로 하게 됐지요. 하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고 4대 보험도 되지 않아 불안해 고정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길에서 현수막을 보고 센터를 찾아갔어요.”

2.5대 1의 면접 경쟁을 뚫고 그녀가 들었던 수업은 ‘멀티경리실무자양성과정’. 하루 4시간씩 3개월 정도 수업을 들으며 사무에 대한 기초뿐 아니라 세무사 1,2급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 열성적인 강사와 센터의 교재지원이 큰 몫을 했다. 수료 이후 제조회사 사무보조로 취업을 했지만 맞지 않아 한 달 만에 그만두고 센터의 알선으로 현재 세무사무실에 취직하게 됐다.

“엄청 좋아요. 퇴근을 30분 정도 일찍 할 수 있어서 퇴근 후 부동산중개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어요. 세무 일과 연관이 많아서 알아둬야 할 것 같고 앞으로 또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고1, 고2 아들들에게 자극도 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쉬지 않고 계속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니 가사일도 돕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방문교사에서 세무사로의 변신도 용기 있는 도전의 성공적인 결과인데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공부에 나서는 모습은 요즘 말로 ‘리스펙’이다. 그런 그녀도 처음은 쉽지 않았다. 센터에 등록하고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때 ‘취업대비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해 도움을 받았다.

## 코딩강사 양성과정 수료 ‘다인교육’ 창업한 박도연 씨

“교육은 저에게 새로운 날개를 달아줬어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박도연(40) 씨는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큰아들을 키우며 심리학 공부를 했고 딸아이가 태어나면서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어떻게든 다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부지런을 떨었다. 자격증 덕분에 에너지환경 강사, 집단심리상담사로 봉사활동도 했다.

그러던 2년 전 어느 날 코딩 프로그래머 교육 현수막을 보고 김포새일센터를 찾았다. 2018년 중학교 소프트웨어 의무교육이 시행되면서 전담교육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전문교육 강사를 양성하고자 개설된 강의는 그에게 딱 맞는 강의였다. 한동안 잊었던 전공을 다시 접하며 180여 시간 동안 15년 전 대학생으로 돌아간 듯 열심히 공부했다.

수료 후엔 20명 동기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수강이 교육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2019년부터 초등 5,6학년도 소프트웨어가 의무교육이 되면서 큰 아이가 다니는 장기초에 학부모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사비를 들여 교구를 마련해 시작한 강의가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수업 중에 로봇코딩을 넣었는데 서로 로봇 쓰러트리기 시합을 하면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기까지 한 것.

더 열심히 전력을 다했다. 직접 교구회사를 찾아가 협력을 요청, 동아리 차원에서 박람회에 참가하기도 하고 한가람중학교 자유학기제 강사를 하기도 했다. 김포 스마트아이디어 공모전에 7팀이 참가해 대상, 최우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이뤘다.

작년 4월 드디어 개인 사업자를 내고 ‘다인교육’을 운영하게 됐다. 월 3~4번의 강의와 경기교육청 꿈의학교도 하게 되며 그의 활동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여러 학교에서 수업을 하게 됐다. 2월 코로나 사태로 예정된 수업이 수없이 취소됐지만 수업을 온라인으로 바꿔 진행, 지금도 수업 요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딩강사 양성과정은 저에게 새로운 날개를 달아줬어요. 뭔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에 우울증까지 왔는데 그걸 다 잊고 공부할 수 있게 됐어요. 특히 아이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이라 정말 감사해요. 친정에서 내 카드로 치킨 시킬 수 있는 수입이 있다는 것, 친정엄마 용돈을 남편 눈치 안 보고 좀 더 드릴 수 있어서 좋아요.”

코딩강사 양성과정 1기 수료생이라 선배가 없었다는 그는 현장 실습의 중요성을 깨달아 3기 후배들에게 아이들과의 실전을 접목시키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 느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아 도움을 주려고 한다.

### SNS마케팅&온라인유통창업 수료 인형작가 백순하 씨

“유통과 수익에 대한 사업 마인드를 키울 수 있었어요”

멸종위기동물 인형작가인 백순하(54) 씨는 외국기업체 한국지사의 인형디자이너였다. 한국지사가 없어지면서 일자리를 잃은 그는 새 일을 찾다 홍대 앞 플리마켓을 알게 됐고 한 단체의 멸종위기 동물 참여작가 모집에 응하면서 인형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토종 동물인 노란목도리담비 인형을 비롯해 솔부엉이, 반달가슴곰 등 10여 종의 멸종위기동물 인형을 만들었다. 가격이 싸지 않음에도 의미를 공감하는 20~30대의 구매가 이어졌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판매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수입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저에게 새일센터의 온라인유통창업 과정은 수익구조의 가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어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하고 실적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됐어요. 작가이기에 수익을 대놓고 신경 쓸 수 없고 그저 ‘의미’에 의미를 두려고 했는데 의미와 수익을 함께 챙기게 되는 사업자 마인드가 생겼어요.”

그는 이곳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 아이디어 톡톡’에도 사업계획서로 응모해 지원을 받아 힘을 얻었다. 자꾸 일을 벌여나가다 보니 사회적 가치를 지닌 일이라는 주변의 인정과 응원도 받게 됐다

“코로나로 모두 어렵다 보니 장식품에 대한 소비를 줄여 현재 매출은 미미한 편이에요. 그래도 서울여성공예센터 공예작가들과 클라우드 펀딩도 시작했고, 김포시 철새인 저어새와 재두루미 등을 인형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어요. 업싸이클에 대한 창업이나 교육 관련 등 김포의 자원을 활용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에 조금 더 신경 쓰려고 합니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