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베이비부머 진단②

베이비부머의 1/3이 무직 추정, 경제적 자립 지원 원해

구직자 중 43% 재취업...주로 경비, 미화, 보건의료직

김포시의 베이비부머, 즉 1955년에서 1963년에 태어난 사람은 7월 현재 5만1,495명으로 전체 인구 약 45만 명의 11.4%를 차지한다. 김포 노인인구(55년 생을 뺀 수치)가 7월 현재 5만656명이니 전체 노인인구와 맞먹는 베이비부머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경제활동 인구가 몇 명인지, 실업에 처한 사람은 몇 명인지,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인지 안타깝게도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다.

통계청에도 김포 관련기관 어디에도 김포 베이비부머만을 위한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이들을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가 되었다. 청년 실업자 또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먼저 일자리를 구해줘야 하는 시급함 때문에 베이비부머에 대한 관심이 후순으로 밀려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모든 정책이 19~34세 청년에 맞춰 있는 것 또한 수긍이 간다.

하지만 지금 이 베이비부머를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하지 않는다면 10년 뒤 현 노인인구 만큼의 수가 노인인구로 편입돼 다양한 사회문제와 경제적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베이비부머는 아직 일을 해야 한다. 은퇴하기 전 100세까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경제력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살기 위해서라도 일을 해야 한다.

 

노후준비 보통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

2017년 김포복지재단이 ‘김포시 노인 및 베이비부머 욕구조사 연구’를 시행했다. 김포시에 거주하는 노인과 베이비부머 485명을 면접조사하여 결과를 도출한 연구에 의하면 조사에 응한 베이비부머 125명 중 39명(31.7%)이 직업이 없었다. 그 뒤를 이어 자영업 17명(13.8%), 임시 단순노무직 14명(11.4%), 농어업과 기타가 12명(9.8%), 판매 서비스직과 전문직, 준전문직이 각각 10명(8.1%), 생산기능직 5명(4.1%), 경영관리직과 사무행정직이 2명(1.6%) 등으로 나왔다. 이 숫자가 김포 베이비부머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표본 조사에서 나온 결과로 보면 베이비부머의 1/3이 직업 없이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노후준비 수준에서도 베이비부머는 5점 기준에 보통 수준인 3점에 못 미치는 2.90점을 보였다. 이는 예비노인세대인 베이비부머에서 현재 사회적 이슈인 노인세대의 빈곤과 의료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베이비부머가 노인복지관에 바라는 것을 묻는 질문에 자립지원(27명, 21.6%)이 가장 많았으며 건강의료(19.2%)가 그 다음이었다. 건강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경제적인 자립’이라는 것이다.

연구자는 결론에서 베이비부머가 실제 노인세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생활영역별 세부적인 준비가 가능하도록 노인복지관 및 시 차원의 관심과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노인복지관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엔 베이비부머가 원하는 경제적 자립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전무하다. 노인복지관의 한 관계자는 “중장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고려는 하고 있으나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준공 아파트 늘어나며 경비, 미화직 일자리 많아져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6월 현재 김포의 유효구인인원은 2,327명이다. 반면 유효구직자수는 9,247명이나 된다. 구인하는 일자리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은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이비부머 또한 존재할 것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을 보면 코로나가 발생한 2월~5월 사이 55~64세의 비자발적 실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 급등해 26만800명에 이른다. 비자발적 실업은 근로자가 원하지 않는 퇴직을 뜻하니 코로나로 어려워진 경제상황에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베이비부머가 많다는 말이다.

일을 원하는 실직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것과 교육을 통해 전직을 꾀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구직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찾거나 기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김포시 일자리경제과에서는 일자리센터를 통해 중장년 대상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장년 뉴딜’을 통해 재취업을 위한 면접전략을 제공하며, 건설안전 직무교육, 소방안전 관리자 교육, 경비신임교육 등을 통해 교육 후 취업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장년층 생애설계를 통한 재취업교육으로 ‘신중년 미래설계와 내일찾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포시일자리센터의 1~7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그 기간 동안 김포시의 55세 이상 구직자는 3,256명이다. 이중 1,41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구직자의 43% 정도가 재취업을 한 것. 취업처는 대부분 경비, 미화와 보건의료직이다. 보건의료직의 경우 436명 구인에 266명이 채용됐고, 용역회사를 통해 채용되는 경비직과 미화직에도 174명과 478명이 알선됐다. 일자리센터 관계자는 “김포에 최근 새로 완공되는 아파트가 많아 경비직과 미화직 일자리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24시간 격일근무인 경비직의 경우 월 240만 원 정도 벌 수 있어서 나름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며 별다른 기술이 없는 중장년층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사업도 베이비부머가 재취업할 수 있는 통로다. 올해는 벤처기업의 세무, 회계 상담 등의 지역기업 멘토단으로 12명, 직업계 고등학교 취업지원관 3명, 치매안심센터 조기검진단 운영 8명 등이 이 사업으로 일자리를 찾았다.

김포시고용센터의 ‘취업성공패키지’를 이용해 취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취업 관련 기술이나 자격증 교육을 통해 취업에 이르는데, 올해 약 2,000명 정도가 취업성공패키지에 지원했다. 그중 55세 이상은 15%. 이중 42%가 취업했다.

 

일자리 외 심리, 관계 문제도 돌봐줄 지원책 필요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삶은 실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출근할 곳이 없는 상황이 주는 박탈감, 노동시장에서 가정으로 복귀하면서 야기되는 가족 관련 문제 등 심리적 측면의 돌봄이 필요하기도 하다. 서울은 2016년 ‘50플러스 재단’을 설립하고 장년층의 은퇴 전후 새로운 인생 준비와 성공적인 노후를 위해 사회참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만50~64세가 모여 서로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고 배우며 활동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얻기도 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재 3개의 캠퍼스와 6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경기도도 7월 중장년 일자리지원센터를 설치해 중장년 전담 일자리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경기도형 사회 일자리 확대로 3,6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내용의 ‘중장년 종합지원책’을 발표했다. 중장년층이 겪는 갈등과 우울, 관계완화를 위한 마음돌봄도 지원하는 등 50·60대를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도 강화한다는 계획도 첨가됐다.

‘인생2막 일자리부터 건강까지’를 슬로건으로 중장년의 활기차고 건강한, 성공적인 삶을 위해 일자리, 교육, 복지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중장년전용 복합공간 운영, 일자리 전담조직도 구성한다.

경기도의 이 같은 발표가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기에 언제쯤 베이비부머에게 실체적으로 와닿을지 알 수 없다. 또 그 혜택이 김포시에 얼마나 돌아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부디 기대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시 차원의 대책이 필요함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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