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린 청소년기자(김포외고3)


고려대학교 김승섭 교수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에는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은 우리의 몸에 또 다른 사회의 시간을 새겨놓았다. 난생 처음 집에서 학교 수업을 들었고, 잇따른 모의고사와 수능 일정 연기, 등교 개학 후 학교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우리 몸에는 코로나19 속 혼란스러운 사회의 시간이 새겨졌다. 하지만 이것이 그냥 하나의 특이점 없는 시간으로 새겨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흉터로 새겨지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주위에 가장 약한 누군가가 치르는 대가들을 항상 주목하지 못한다.

초,중,고 온라인 개학을 앞두었을 때, 교육 취약 계층의 시름이 깊어졌다.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면 온라인 수업에서 교육 취약 계층이 방치된다는 우려가 많았다. 원격 수업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지원과 원격 수업 외에 보충 학습이 필요한데, 교육 취약계층에 놓인 아이들은 이런 지원을 상대적으로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지만, 장애를 가진 학생 등을 위한 장비나 보조 인력은 배치되지 않았고, 코로나 19 확산 초기에 수어 통역사가 배치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재정적으로 취약한 아이들 뿐 아니라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 또한 교육 취약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최근 학부모와 학생 9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초중고 원격 학습 실태조사 결과, 가정에서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학생의 비율은 60.5%나 되었고 학습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에는 어머니가 56.5%로 비율이 가장 컸다. 어린 아이들일수록, 어머니가 집에 안 계시는 아이들의 경우 계신 아이들과의 학습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아이들 돌봄교실에 맡기는 방법이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돌봄교실에서의 감염 우려도 있을뿐더러, 돌봄교실 선생님 한 명이 맡아야하는 아이의 수가 20명이다보니, 집에서 부모가 학습을 도와주는 것과는 교육 수준면에서 상당히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정부는 교육 취약계층의 온라인 원격수업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코로나를 계기로 하여 그동안 청소년들에게 놓여 있던 기존 한국의 교육제도나 교육 여건들이 가진 한계가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우리는 가장 약한 사람이 가장 위험에 자주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코로나가 재유행할수도, 제2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몇 년 뒤에 나올 수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이 상황속에서 우리는 두 번 다시 교육 취약계층의 교육 지원 방안을 방치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가장 착하고,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 우리 주위에 가장 약한 누군가가 치르는 대가를 우리는 목격했다.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더라도, 우리는 더 이상 제일 약한 누군가가 치르는 대가를 목격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셈이다.

 포스트 코로나19의 시대에서도 우리는 되묻고 또 되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괜찮은지, 저소득층 아이들은 괜찮은지 우리가 답하지 못했던 것들의 위험성을 알고 이제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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