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금성초, 양곡초교장 여울문학시인 구순완 작품
<7월의 보리고개>
너른 들녁 논밭에 벼 벤 후
이모작으로 보리를 심는다
쌀은 수확 후 빚으로 팔려가고
보리가 일년 내내 주식이 된다
일년 중 쌀밥 먹는 날은 가을
추수기 제삿날 명절날이다
칠월 폭염 속에는 학교와 집에서
쉰밥 먹는 날이 많다
쉰보리밥 한 덩이도 버리지 않고
부뚜막에 누룩과 함께 섞어둔다
발효시켜 만든 맛있는 단술은
알뜰한 어머니의 지혜다
칠월 무더위 속 배고픔에 많이
먹는 날이면 단술에 취해 잠든다
풀이 돋는 봄날에는 보리밭
풀메기로 온 가족이 동원된다
얘야 보리밭 풀메자 부모님이
부르시던 음성이 귓가에 선하다
평생 보리고개를 못 면하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