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원인 ‘인버터’ 기대수명은 10년, 7년만에 ‘노후화’

추가 관로 설계 불가능, 높은 유지보수비 지속 가능성 수면 위

시공비만 1,400억원이 들어간 한강신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이 또 고장났다. 지난 17일 한강제2자동집하시설이 ‘송풍기 인버터 고장’으로 멈춘 상태다. 23.95km 관로길이의 한강제2집하시설은 운양동 전역과 장기동 장기본동일부 지역 1만7천여 세대가 사용하는 시설로, 이번 고장으로 인해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는 김포시와 계약중인 청소용역업체 A사를 월•수•금 해당지역에 긴급투입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조치를 진행중이다.

설치 7년된 인버터, 고장의 원인은 ‘노후화?’

자원순환과 자원시설팀과 운영관리업체, 인버터 수입판매업체는 한강제2집하시설이 멈추게 된 원인으로 “인버터 노후화”를 지목한다. 2013년 설치한 인버터가 7년만에 고장이 났고, 그 원인으로 ‘노후화’가 지목된 상황인 것이다.

현재 김포관내에는 4곳의 자동집하시설이 있다. 이 시설에는 각 6대의 인버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중 5대는 가동을 위해 사용되고 1대는 비상용으로 예비적으로 운용되는 장치다. 이번에 시설이 멈춰진 것은 가동되고 있는 5대 중 3대가 한꺼번에 멈춘 것으로, 3대가 한꺼번에 멈춰진 것은 처음이다. 또한 비상용으로 마련된 1대는 ‘예비용’으로 마련되었으나 정작 비상상황에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비상용으로서의 역할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LH가 설치한 현재 고장난 인버터는 덴마크 덴프스사 제품으로 대당 1,700만원의 고가제품이다. 당시 LH와 계약했던 인버터 수입업체이자 현재 김포시 자동집하시설 내 인버터와 펌프 관리를 맡고 있는 A사의 지사 대표는 “덴마크 덴프스사 제품이 국내산 제품보다 습기나 먼지에 강하고 보드 코팅 처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이 제품이 선택된 것”이라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인버터 시설에 에어컨을 설치해 내부 온도를 낮춰주고 먼지나 습기 제거를 위해 사전 점검을 할 예정이었는데 사태가 발생했다. 코로나로 인해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수입까지 시간이 소요됐고 23일 인버터가 도착하면 24일 수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장사유로 “2013년 장비가 설치됐다. 시설 특성상 습기와 먼지가 많고, 여름철 장비실내 고온으로 노후화가 앞당겨진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노후화’를 언급했다.

설계 한계에 관리 부실까지.. 총체적 난국 ‘크린넷’

현재 김포 내 4곳의 자동집하시설을 운영관리하고 있는 B 업체의 모 상무는 “이번 인버터 고장 문제는 가동시간이 누적되고 노후화돼 고장된 것으로 보인다. 집하장 내 설치 공간이 협소해 기계가 가열되기 쉽고 먼지나 습도 등도 영향을 미친다. 환경이 좋지 않은 부분이 있고, 집하장 내 구조가 협소한 곳에 설치되어 가열되는 문제가 크다”고 지적한다.

그는 “가동이 멈춰지는 또 다른 이유는 크린넷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용량이 큰 폐기물을 투입구에 집어 넣어 엉켜서 일시 중지되거나 판넬 등 불량 폐기물을 투입구에 집어 넣은 경우인데, 이 경우 송풍기가 빨아 당기지 못해 멈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 자원순환과에 질의해 본 결과, 불량 폐기물으로 인해 2시간 가량 가동이 멈췄던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후화’, ‘불량 폐기물 투입’ 등의 원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설계’의 한계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 관리 업체 상무는 “대형업체가 설계하면서 거리가 1킬로 미터 이내로 건설해야 하는데, 관로 단위가 2 킬로미터가 넘어가니 제대로 운용하기가 힘들다. 스웨덴을 통해 수입된 기술인데, 스웨덴은 병원이나 기숙사 등 단순 시설에 개별적으로 사용해 문제 없이 가동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에서 기술 도입하면서 장비도 크게 하고, 관로도 굵게 하고, 길이도 길게 해서 당초 기능대로 운용되지 못하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린넷의 설계 한계 문제는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으로, 과거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그는 “투입된 폐기물은 양쪽에서 투입하고 하나의 관로를 통해 이동하는데, 집하장에서 송풍기로 빨아 당겨 집하해 원심분리기를 통해 분리한 후 컨테이너로 압축해 소각장으로 간다. 대한민국 시설 전체가 같은 방식이다. 설계부터 관로를 두 개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현실적으로 관로를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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