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근

금빛수로(김포)

오승근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느냐고
묻는 것조차
예의에 어긋날 듯싶은 금빛수로
세상 사람들의
모든 근심걱정 품어 안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저 고요함
오늘도 어제의 유속으로
그리고
내일도 오늘처럼 지절대며
흐름을 재촉하지 않는 여유로움으로
유유자적 흘러가겠지
허구한 날
굽이쳐 흐르고 소용돌이치며
여기까지 흘러온 나는
아직도
넘쳐흐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금빛수로의 유속에 빗대어
남은 날의 흐름을 방향 잡곤 한다
정도의 길을 벗어난 사람들이
마시다버린 질투와 시기마저
수심 깊이 품고
고요하게 흘러가는 금빛수로여!
그대의 깊고 맑은 수심은
심산유곡을 품고 솟구치는
옹달샘이 원천이었을 것이니
그곳에서부터 오르지
낮은 곳으로 흐르는 법을 익혀가면서
이곳까지 흘러와
‘금빛수로’라는 명성을 얻었으리라


[프로필]
충남 공주 생, 2009년 <유심>으로 등단, 시집 <세한도>, <집현전세탁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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