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인

(전)불교미술원 원장

(현)전통불화 작가

(현)전통 사경연구회 작가

오래전 일이다. 바지 밑단이 터져 몹시 당황하며 신경 쓰는 나를 보고 친구가 웃으며 핀잔을 줬다. “너의 바지 밑단은 아무도 안 보는 데, 괜히 신경 쓰지 마.” 사실, 별거 아닌 말이었지만 아직까지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의외로 세상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말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요즘 같은 바쁜 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을 돌보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삶을 위한 많은 시간을 타인의 시선에 담기는 내 모습을 과도하게 의식하며 살 필요가 있을까? 타인의 시선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보는 나와, 실제 나의 모습이 같을 수는 없을 터인데, 그 주관적 기준에 의한 비판에 신경을 쓴다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나의 몫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하던 나를 버리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 가장 나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부족할 수 있고,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 따라서 남의 시선에 완벽하게 보이기 위해 억지로 내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이라면 내가 굳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친구가 나에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서 깨달았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타인에게서 끊임없이 자유로워지고자 하는데 스스로 정한, 혹은 이미 정해진 법칙과 잣대에서 벗어나면 안 될 것 같은 고정관념이 타인의 ‘눈치’를 의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혜민 스님의 말씀처럼,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이것저것 고민하지 말고 우리, 그렇게 살자.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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