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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한 문장] “어디 가나 네가 할 탓이다.”- 신금순 여사(1936 ~ 2011) --
박동균
(전)김포 부시장
(현) 쉴낙원 대표

내 나이 19세, 9급 공무원에 임용되어 집 떠나던 날, 어머니께서는 세간살이 챙겨 들고 하숙집까지 나를 바래다 주셨다.

어머니는 당신의 품을 떠나 살아가야 할 아들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얘야 고맙다. 어디가나 네가 할 탓이다.”라는 짧은 말씀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때는 몰랐었다. 아들에게 울타리 없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방법을 알려주신 것을. 학연, 지연, 혈연을 이유로 저녁시간을 보내러가는 동료들이 부러웠던 때에도,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새롭게 시작해 야 할 때에도, 어려움에 부딪쳐 혼란스러울 때에도, 내가 최선을 다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어머님 말씀. “어디가나 네가 할 탓이다.”

어머니는, 6.25 동란으로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삼시세끼를 걱정해야 하는 한 살 연하의 아버지를 만나 평생 고생만하시다가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비록 배움은 짧으셨으나 어머니의 그 가르침은 지금까지 내가 지탱해 온 삶의 큰 힘이 되었다. 회초리 한 번 드신 적 없고, 지혜가 넘치셨던 우리 어머니는, 부모를 보며 배운다고 생각하시고 평생 아버지께 반말이나 언성 한 번 높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항상 아버지께 존칭을 쓰시고 ‘어른’이라 부르시며, 언행 또한 참 고우셨다. 아버지께서도 어머니를 대하시는 모습 역시 같았다. 물론 우리들에게 그 흔한 사랑의 매 한 번 안 대셨다. 어머니는 외할아버지의 말씀대로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면 박사가 되셨
을, 외할아버지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 세상 모든 이의 어머니는 참으로 위대하다. 어머니의 말씀은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는 나를 만들었고, 면사무소 서기에서 김포 부시장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어디 가나 네가 할 탓이다.”란 말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해 주지 못해 미안해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녹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지금의 직장인 쉴낙원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나는 어머니와 함께하고 있다.

“어머니, 당신은 아들에게 세상의 모든 지혜와 사랑을 주셨습니다. 어머니 말씀은 당신의 손자가 이어서 지키는 가훈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어머니를 뵈러가서 술 한 잔 부어드리며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와야겠다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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