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주
김포시민금융통합
지원센터 센터장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556만 명이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이 고금리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실로 적지 않은 숫자다.

서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금리대출을 이용하는 이유는 대개 소득이 적거나 부채가 많아 은행 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자금이 급한 서민들의 경우 심지어 고리일수나 사채에까지 손을 대기도 한다.

서민금융을 이용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상당수는 정부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다양한 정책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경우가 허다하다. 이미 고리일수나 사채를 쓰고 난 후에야 뒤늦게 서민금융을 문의하는 고객들을 보면 무척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금융종사자 입장에서 보면 왜 정책자금을 몰랐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가득이지만, 금융을 잘모르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기도 한다. 생업에 바쁜 서민들이 시장에 나와 있는 무수히 다양한 상품들을 일일이 알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최근 신종수법으로 진화 중인 불법사금융이 정보부족과 자금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보다 악의적이고 지속적으로 침해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뒤늦게나
마 정부가 6월 29일부터 연말까지를 범정부 차원의 “불법사금융 특별근절기간”으로 선포하고,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사금융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지난해 김포시에 새로 개소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는 서민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한자리에서 서민금융상품을 맞춤형으로 연계해주거나 채무를 조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김포시에는 서민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적기관들이 존재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신용보증기금, 경기신용보증재단, LH주거복지센터, 대한법률구조공단, 지역자활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기관들의 운영과 홍보는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기관 간 연계나 이를 위한 구심점은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상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업에 바쁜 서민들이 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각기관들이 기관 간 연계나 구심점을 자처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김포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김포시민들이 김포시 내에 소재한 각 기관들의 정책상품이나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각 기관들의 정보를 시민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정보책자를 만들어 각 기관에 비치하거나, 각 기관들 간 정보가 상호 연계될 수 있도록 기관 간 정책공조를 해 나가면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제는 김포시가 기존의 씨줄과 날줄을 잘 엮어 김포시만의 금융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때이다. 막강한 구글의 힘은 정보생산이 아니라 정보유통에 있
다는 점을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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