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탤지어

김휼

 

제 몸을 휘돌아나간 것으로

젖은,

날개를 말리고 있는 가슴 흰 새 한 마리

저 새는 날개가 무거운 것이다

 

아니,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남긴

그늘,

그 아래로 누군가를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붉어지는 것들의 지점엔 그리움이 있다

오랜 응시가 있다

 

 

<프로필>

김휼: 백교 문학상 대상, 여수 해양문학상 수상, 등대문학상, 2018 목포문학상 본상

 

 

시 감상

그리움은 그늘이다. 이글거리는 해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그 아래, 서늘한 바닥을 펼쳐 놓는 것. 그리움의 끝에는 그늘이 있다. 그 많은 시간을 인내하고 속으로 삼킨 울음. 어떤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기도의 끝은 울음이었다’는. 어미가 자식에게, 자식이 어미에게, 서로를 바라보는 오랜 응시. 사랑이란 아마도 바라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긋이 바라보는 따듯한 눈, 세월이 만든 그 눈의 온도는 생각만 해도 가슴 서리는 본향에 대한 노스탤지어다. [글/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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