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꿀 고르려면 ‘벌꿀 등급’ 확인해야

꿀벌 위한 조경수 식재 의무화 원해

 

 

 

 

‘꿀’에 관심이 많은 김포인이라면 김포시에 위치한 ‘서암벌꿀’ 농장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김포시양봉연구회 회장인 국중남 씨가 운영하는 서암벌꿀의 꿀은 국립축산물 품질평가원에서 1+ 등급을 취득했고, 100% 농부실명제를 시행하면서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 판매한다는 점에서 큰 신뢰를 얻고 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꿀벌에 대한 진심어린 열정과 애정이 느껴지는 ‘꿀벌박사’ 국중남 씨와 인터뷰를 나눠 봤다.

 

양봉은 내 천직, 김포시 도움도 많이 받아

국중남 씨는 지난 달 29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최된 2020년 농업전문경영인 인증패 수여식에서 제29대 경기도농업 축산(양봉)분야 전문경영인으로 선발됐다. 농업전문경영인이란 글로벌 지식‧기술‧정보화시대에 10년 이상의 전문기술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우수한 농업인으로, 각 품목별 최고의 농업기술로 경기도농업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그는 현재 양봉 분야 농업전문경영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농업발전을 위해 많은 농업인들에게 본인의 전문기술 및 경영기술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38년 동안 혼자서 양봉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일 해왔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꿀을 공급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이렇게 수상을 하기 까지 김포시 내 많은 양봉인들의 도움과 김포시의 많은 지원이 있었다. 농민으로서 한계가 많았지만 김포시에서 기술적, 재정적 부분들에 많은 도움을 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딸기농사로 알게 된 꿀벌의 중요성

국중남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양봉을 시작했다. 그가 어릴 적 딸기 농사를 하셨던 아버지의 일을 도우면서 꿀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딸기를 수확해 상인들에게 가져가면 상인들이 서로 국 씨네 딸기를 사 가려고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왜냐하면 꿀벌이 아닌 사람이 직접 수분을 한 다른 농부들의 딸기에 비해 꿀벌에 의해 수분이 된 중남 씨네 딸기는 맛과 모양 면에서 더 우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을 직접 겪으면서 그는 농사를 잘 지으려면 벌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벌을 키우기 시작했다. 마침 그는 어릴 때부터 곤충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학교와 직장을 다니면서도 꾸준히 벌을 키웠다. 그렇게 17살에 우연처럼 시작된 꿀벌과의 만남이 지금의 국중남 씨를 만든 것이다.

현재 중남 씨는 전국에서 양봉 관련 강의 요청도 많이 받고, 본인만의 양봉 관련 기술을 전수해 준 제자들도 이미 많다고 한다.

“아내는 “수강료를 받는 것도 아닌데 왜 당신은 20년, 30년 노력해서 얻은 기술을 단 10분의 강의 한 마디로 다 알려 주냐”며 나를 자주 혼낸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알려줘도 꿀벌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없는 사람은 사육하기가 정말 힘들다. 벌을 키울 자격이 있는 사람은 꿀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하고, 열정이 강해야 한다”

 

 

1+ 꿀에 대한 자신감 보여주는 ‘벌꿀등급제’

국중남 씨는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싶어 벌꿀등급제를 주장해왔다고 한다.

“벌들에게 설탕을 먹여서 생산시킨 사양 꿀을 ‘진짜 꽃 꿀’이라고 속여서 유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꿀들은 등급도 안 나오는 영양가 없는 설탕 꿀일 뿐이다. 하지만 꽃에서 나오는 꿀은 각종 영양성분과 항산화물질이 들어있다. 본인은 정말 소신껏 벌을 키워서 꿀을 수확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소비자가 “당신 꿀은 진짜 꿀인가 가짜 꿀인가?” 물어볼 때는 정말 마음이 아프다”

그는 꿀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소고기, 돼지고기처럼 벌꿀도 등급제를 실시하자고 오랫동안 건의했다고 한다. 덕분에 지금은 김포에서 벌꿀 등급제를 시험 운행 중에 있다.

벌꿀의 등급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검사를 거쳐 얻어진다. 먼저 그가 평가원에 검사를 의뢰하면 감독관이 직접 농장에 방문해 꿀을 봉인해 간다. 봉인된 꿀을 검사기관에 제출하고, 27가지 성분 검사를 통과해서 1+ 등급을 받아야 포장을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포장을 하는 중간에 감독관이 다시 공장을 방문해 실제 판매 예정인 제품을 일부 가져가 처음 검사받은 꿀과 동일한 꿀인지 한 번 더 검사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정상적인 유통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중남 씨가 생산한 꿀에는 QR코드가 붙어있어 소비자가 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도록 하여 더욱 신뢰도를 높였다.

이러한 등급제를 통해 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많이 해소가 됐다고 한다. 지금은 국중남 씨를 아는 소비자들은 “사장님, 1+ 등급으로 보내주세요~”라고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덧붙여 “손님들에게 좋은 꿀 주셔서 감사하다며 전화도 많이 오고 응원도 많이 받게 됐다”며 뿌듯한 심정을 전했다.

 

꿀벌 위한 조경수 의무화 필요

국중남 씨는 김포시가 꿀벌들을 위한 조경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남 씨는 “사람들이 집이나 건물을 지으면 의무적으로 조경을 하게 되어 있는데, 거기에 쓰이는 조경수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꿀벌이 먹고 살 수 있는 ‘꿀이 나오는 나무’로 식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주면 양봉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가로수도 마찬가지로 양봉인들에게 조금만 더 배려를 해주면 양봉산업도 발전되면서 김포의 다양한 농작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김포는 주로 벼농사가 발달해 꿀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벼는 꿀벌이 없어도 자연적으로 바람에 의해 수정된다. 그런데 딸기, 블루베리, 아로니아 같은 농작물은 꿀벌이 수정을 해주지 않으면 결실이 안 맺힌다. 꿀벌의 도움 덕분에 과일의 당도가 생기는 것이고 모양이 예쁘게 나오는 것이다. 꿀벌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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