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형
안동대학교 명예교수

1992년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빌 클린턴이 내건 구호는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였다. 그 이전 대통령인 레이건이나 부시의 정책은 국제정치에 무게를 뒀었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나 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구호‘( 미국을 위해 하게, 미국 먼저!’)의 초점도 경제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에 한 대통령후보가 ‘배고파 못살겠다. 죽기 전에 살길 찾자!’라는 구호로 유권자를 사로잡았고, 現대통령의 공약‘ 일자리 최우선!’도 결국 핵심은 경제이다. 대공황 시대인 루즈벨트까지 포함시키면 정치인의 중심주제는 경제였다. 그런데도 왜 경제가 계속 문제로 떠오르는가?

경제란 인간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소비, 분배 활동과 그 활동을 위한 질서 등을 통틀어 말한다. 재화는 음식, 집, 의복, 탈 것 등과 같이 인간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물건이다. 서비스는 진료, 음악회, 상품 판매와 같은 인간 활동이다. 생산은 생활에 필요한것을 만듦으로써 가치를 창출하거나 가치를 높이는 참여행위이다. 소비란 욕구 충족을 위해 재화나 서비스를 값을 치르고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고, 분배는 생산된 가치를 생산 활동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행위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일상은 전체가 경제활동의 연속이다. 즉, 쉴 새 없이 생산, 소비, 분배에 참여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욕망도 팽창해 간다. 그런데 욕망은 거의 무한대인 반면, 지구상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어서 희소성의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분배문제가 발생한다. 첫째는 생산물의 종류와 수량 선택, 둘째는 생산 조직과 기술의 선택, 셋째는 생산물의 분배, 넷째는 생산 시간의 배분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대체로 세 가지 입장이 있다. 첫째, 전통적 방식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관습과 신앙의 힘으로 유지해 온 해결방식이다. 대물림 가업이나 공무원제도 혹은 오래된 전통 가내 공업 등에서 볼 수 있는 관행을 중시하는 해결법으로 남녀와 혈연적 친소관계에 의해 맹목적으로 차등 지급되는 급료지급 등에서 볼 수 있는 해결법이다. 이런 전통은 쉽게 뒤집히지 않으므로, 경제적 발전 혹은 진보는 기대하기 힘들다.

둘째, 계획 경제 체제로 권위적인 명령에 의해 운영되는 방식이다.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등에서 볼 수있는 초인적인 역사의 확립에서 보는 방법으로 엄청난 건조물을 만드는 것이다. 중국의 진시황 시대의 만리장성이나 인도의 타지마할의 건축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그것이다. 현대는 왕 대신 독재자가 공적으로 명령함으로 정부의 계획과 명령에 의해 생산과분배의 문제가 결정된다. 물론 정부가 저소득층의 소득재분배나 경제 안정화를 위해 개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위 좌파의 국가주의가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수요자와 공급자가 시장에서 만나 가격을 흥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완성된 것으로 아담 스미스에 의해 사상적으로 뒷받침되었다. 그의 주장은 개별 인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존중하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개인의 이익이 사회의 일반적 이익을 최대로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고 주장하였다. 국가는 경제를 간섭해서는 안 되고, 다만 국방, 사법, 공공사업 및 교육사업을 정부의 고유한 역할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세 가지 방법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제의 현안을 고려하여 맞는 대책을, 그것도 응용하는 방식으로 최적화시킬 필요가 있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현안의 정확한 파악이 최대의 전제가 된다. 작금의 (한국)경제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좌파정부는 남미의 인기영합주의와 같은 기조를 갖고 운용된다. 국가의 기간산업(원전)이나 미래사업의 설정이나 청년실업의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 국고의 탕진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도, 정부는 국민들의 환심을 사는 현금지급을 최우선시한다. 이들은 경제문제의 해결방식을 국가권위에 두는 이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경제문제는 개인의 일회적 만족을 취하기보다는 새로운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사람을 키워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을 똑바로 이해해야 한다. 바보야, 문제는 (이념이 아니라)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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