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좋은 세상> - 허氏 집안 김은정 CEO

다자녀 육아가 더 힘들다는 건 큰 오산

김포시 내 아이들 위한 ‘체육시설’ 필요

 

김포시 풍무동 유현마을에는 ‘김氏’가 운영총괄을 맡고 있는 ‘허氏 기업’이 있다. 왜 허씨 기업을 김씨가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 기업은 바로 남편 허 모씨와 그의 성을 물려받은 세 아이들, 그리고 혼자 성이 다른 부인 김은정 씨가 이루고 있는 가정을 말한다. 자신을 ‘허氏 집안 김 CEO’라고 멋지게 소개하는 김은정 씨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허氏 기업의 조직 구성원을 살펴보자면, 먼저 첫째 허승원(16세) 양은 소탈하고 규칙을 잘 지키며 정직하고 꼼꼼한 성격의 든든한 맏딸이다. 둘째 허형준(14세) 군은 잘 웃고 잘 우는, 감정표현이 풍부한 아들이다. 이렇게 섬세하고 세심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사춘기 남자 아이답게 개구진 면도 있다. 셋째 허연서(8세) 양은 막내답게 세 명 중 애교가 가장 많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매우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의 여자아이다. 특히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아이돌’을 꿈꾸고 있는 가장 ‘요즘 애들’스러운 막내다.

은정 씨 가족이 서울에서 김포로 이사 온 지는 8년이 조금 넘었다. 원래 두 명까지 낳겠다는 자녀 계획에 따라 첫째와 둘째를 출산해서 키우고 있었는데, 김포에 이사 온 직후 갑자기 셋째가 생겼다. 은정 씨는 이때 많은 고민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출산을 하기에는 나이가 있었고, 이미 아이 둘을 다 키워놨는데, 또다시 출산과 육아 때문에 또 다시 하고 싶은 활동도 못 하고,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니고, 몸과 마음이 정말 힘들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셋째를 낳고 나서는 그간의 고민들이 싹 사라지고 더 큰 행복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 삼남매의 모습

 

다둥이는 형제가 형제를 키운다

은정 씨는 놀랍게도 아이가 세 명이 되면서 육아가 더 편해졌다고 한다. 오히려 아이가 한 명일 때는 엄마가 한 아이에게 온전히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하고 케어해 줘야 하고 24시간 놀아줘야 하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한테 더 얽매여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형제가 세 명이면 엄마가 신경을 조금 덜 써도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고 함께 뭉쳐 지내다 보니 셋만 집에 두고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잠깐의 외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오히려 셋이니까 엄마의 손길이 세 배로 필요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에요. 자기들끼리 협동하며 잘 지내고 있으니까 엄마로서 제가 더 여유로워지는 게 있더라고요”

첫째 승원은 물론이고 둘째 형준도 막내 동생을 잘 돌봐준다고 한다. 예전에 은정 씨가 집에 8살 둘째와 2살 막내만 두고 잠깐 집 앞 슈퍼에 갔다 와야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잠깐 사이에 막내가 큰 볼 일을 본 것이다. 그런데 은정 씨가 집에 와 보니 겨우 초등학교 1학년 아기였던 둘째가 더 어린 동생의 기저귀를 갈아입혀 놨던 기특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모습들을 자주 보다 보니 아이들만 두고 밖에 잠시 나갔다 와야 할 때에도 불안한 마음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고 한다.

“기특한 첫째, 둘째 덕분에 셋째 육아할 때 정말 마음이 편했어요. 솔직히 첫째, 둘째는 터울이 두 살 밖에 안 나니까 키울 때 보통의 육아 난이도로 키웠는데, 막내는 터울이 많이 나니까 저 혼자 키운 게 아니라 다 같이 키운 것 같아요. 첫째, 둘째가 정말 많이 도와줬죠. 그래서 저는 육아가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아이들 위한 ‘공원, 체육관’ 필요해요

김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살아 본 경험이 있는 엄마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바로 ‘김포에는 공원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살다 온 은정 씨도 마찬가지로 김포 공원의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저희가 서울에 살았을 때는 어떤 조그마한 동네에 가도 공원이 넓게 조성돼 있었어요. 그래서 어딜 가도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 수 있었는데 김포에는 그런 공원이 별로 없더라고요. 김포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공원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덧붙여 은정 씨는 ‘체육시설’도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김포에는 체육 시설이 많이 없어 아이들이 스포츠 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한다. 은정 씨가 살았던 서울에는 작은 단위로 동네마다 하나씩 체육 시설이 있어 어른도 아이도 저렴한 비용으로 문화,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첫째 승원이 같은 경우, 개인 레슨까지 해 주는 수영장도 저렴하게 다녔다.

“김포시 아이들이 멀리 나가지 않고, 크게 돈을 들이지 않아도 건강하고 재미있는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자신만의 색깔로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 되길

은정 씨는 항상 아이들에게 “살면서 자기 자신을 잃지 말고, 주변 환경에 물들지 말고, 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가장 해 주고 싶은 말로 ‘너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꼽았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알아야 자기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정 씨는 “세 아이 모두 항상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고 나를 알아가고 찾아가며 진정 ‘자기다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응원의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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