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하늘이다’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의미가 있겠지만, 먹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는 몇 년째 평등한 밥상을 외치고 있다. 내가 활동하는 공간인 김포장애인야학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제도권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시작한 지 꽤오랜 시간이 흘렀다. 무상급식 찬반을 놓고 다투는 일은 이제는 없다. 밥은 하늘이기 때문이며 평등한 밥상의 가치가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세계에서는 제도권 학교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의무교육이라는 공교육에서도 장애를 이유로 배제당한 장애인 당사자들이다.

김포장애인야학은 거주 시설에서 2~30년씩 생활하다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하기 위해 탈시설한 중증장애인 학생이 대부분으로 40명 정도의 학생과 공부하고 있다.

무상급식은커녕 학교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무학의 학력을 가지고 50세를 넘겼다. 제도권에서 보장받지 못한 교육권을 함께 만들어나가려고 김포장애인야학을 만들었고 작년부터 학생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김포시와 교육청에서는 급식비를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무상급식은 초중고 학생들에게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늦은 나이에 장애인 평생교육 기관에 다니지만, 초중고 학생이 아니어서 무상급식 지원을 못 받는다니. 밥상은 역시 평등하지 않았다.

때문에 김포장애인야학의 무상급식은 전액 야학의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야학의 뜻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단체들이 금전으로 물품으로 지원하며 2년째 무상급식을 할 수있었다. 그러나 후원은 늘 충분하지 않아 매년 후원주점 등을 하며 기금을 모으고 있다. 김포시농민회에서는 무상급식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제일영농 정성채 대표를 소개해 주었고, 정성채 대표는 며칠 전 김포금쌀 320kg을 바로 보내주었다.

320kg의 쌀을 바라보며 밥이 하늘이란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고, 이 쌀 한 톨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쌀 한 톨은 우리에게는 중요한 가치로, 권리로서 요구하는 무상급식인 것이다. 국가와 지자체가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미루고 있지만 김포장애인야학의 무상급식에 연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늘도 김포장애인야학에서는 김포금쌀로 밥을 짓고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힘 모아주면 좋겠다. 문의 031)991-9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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