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등록 및 카드단말기 설치 좌판 20%뿐...대부분 현금 거래

다시 개장한 김포 북변5일장이 차츰 활기를 찾아가고 있으나 시·도의 재난기본소득은 물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혜택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70여일 문을 닫았다 재개장한 지 한 달 정도 된 지난 22일. 모처럼 나들이 삼아 들러 오일장의 소박한 흥취도 느끼고 식재료를 싸게 장보려는 시민들로 시장은 북적거렸다. 이날은 정부에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카드로 충전한 사람들이 소비를 시작한 지 열흘 정도 됐고, 18일부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지급받은 김포페이와 선불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했다.

“김포 오일장이 코로나19 이전의 70~80% 정도는 회복된 것 같다. 점점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하는 장평순 김포민속오일장상인회장은 “하지만 시와 도의 기본재난소득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혜택을 별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손님들이 재난지원금 카드가 되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민속오일장 특성상 카드 단말기를 가진 좌판이 20% 정도밖에 되지 않아 사용이 여의치 않다”고 했다. 장 회장은 “의류와 활어, 건어물 등 고가제품을 취급하는 상인만 카드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세 많은 어르신들도 모처럼 두둑해진 지갑을 열고 그동안 장이 폐쇄되는 바람에 맛보지 못했던 시장 음식을 즐기며 값싼 채소와 과일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상인들도 열심히 물건을 권하고 있었지만 정부 재난지원금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좌판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김포시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수령이 지급 첫 주 59.8%였다.

장 회장은 “카드 단말기가 있어도 서울등록 사업자의 경우엔 결제가 되지 않아서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번 정부 지원금은 경기도 내에서 쓸 수 있어 고양시 등 다른 경기지역에서 사업자등록을 한 상인도 결제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했다. 재난기본소득은 김포시에서 사업자등록을 한 상인만 카드를 받을 수 있어 더 더욱 혜택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5일장은 날짜를 정해 5일 간격으로 열리다 보니 상인들은 양곡, 마송, 김포, 하성, 일산, 금촌, 문산 등 경기도 일대를 주기적으로 돌며 장사를 하고 있다. 그렇기에 김포 오일장은 관내 상인만이 아니라 타 지역 상인들과 함께 어울려 운영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 영세상인들이라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

장 회장은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려면 5일장에서 장사하는 모습을 찍어 시청에 신고하고, 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을 하고 난 뒤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해 엄두를 내는 상인이 많지 않다”며 그래도 이날 장에서 단말기 있는 좌판이 소비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도록 ‘재난지원금 카드사용 가능’ 푯말을 만들어 해당 좌판에 나눠줬다.

어제 모란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받았더니 평소보다 매출이 7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긴급재난지원금 때문에 여유가 생긴 서민들이 굳이 카드를 쓰지 못하더라도 현금으로 거래하기도 하고, 지류 선불카드를 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카드로 결제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70여일 문을 닫는 동안 “정말 죽을 뻔했다”는 말로 어려움을 토로한 신 회장은 “주말에 장이 열리면 주차관리가 제일 힘들다”며 “시에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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