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좋은 세상 – 최혜련 너울희 컴퍼니 대표>

최혜련 씨

음악 천재 세 남매와 무용수 어머니의 환상적 콜라보

엄마의 예술 감각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이들

엄마도 아이들의 보호가 필요할 때가 있다

 

풍무동에 살고 있는 최혜련 씨 가족은 온 가족이 예술가인 집안이다. 먼저 엄마 혜련 씨는 현재 한국무용을 공연하는 무용가이고, 첫째 지석(19)은 컴퓨터를 이용해 작곡을 하며 이 분야로 대학 진학까지 준비하고 있다. 둘째 정현(18) 또한 음악적 재능을 살려 싱어송라이터로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다. 셋째 우엽(13)도 매우 다재다능해서 그림, 노래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능력을 갖고 있고, 현재 김포시 소년소녀 합창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예술을 배워 온 아이들

세 남매가 모두 예술 쪽에 관심이 많고 재능까지 뛰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혜련 씨가 답한 첫 번째 이유는 혜련 씨 부부가 평소에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부가 집에 있을 때는 집안에서 항상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두 번째는 요즘 아이들이 K-POP, 팝송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노래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이유는 혜련 씨가 아이를 가졌을 때마다 했던 태교 방식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줬다.

“큰 아이를 가졌을 때는 제가 평생 안 해봤던 컴퓨터 게임을 엄청 열심히 했어요. 둘째 아이 때는 갑자기 그림이 너무 그리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스케치북을 사서 마음껏 그림을 그렸었어요. 셋째 때는, 제가 원래부터 민요나 판소리 같은 걸 많이 듣고 자라긴 했지만 한 번도 깊게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었는데 셋째를 임신하고 나니까 그런 쪽으로 한 번 심도 있게 공부를 해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그에 관한 라디오나 테이프를 들으면서 굉장히 깊이 있게 공부를 했었어요. 이런 것들이 아이들한테 영향이 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아이들이 다 예술계통에 소질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또한 한국 무용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혜련 씨의 가족들답게 구성원 모두가 주말마다 ‘국악한마당’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시청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 습관 덕분에 아이들이 국악을 비롯한 옛날 예술작품들도 지루해 하지 않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세 아이들은 모여서 피아노를 치고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합주를 하는 등의 음악 놀이를 하며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 그래서 혜련 씨와 아이들은 밖에 나가지 못해도 크게 힘들지 않고 무기력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로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

혜련 씨에게 다둥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점을 물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을 꼽자면 큰 아이, 작은 아이가 연년생이다 보니까 한 명은 안고 한 명은 업고 다녔어야 했는데, 그러다 보니 다리에 무리가 온 거예요. 그래서 한 쪽 다리에 마비까지 와서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어요. 이렇게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것 빼고는 솔직히 별로 힘든 건 없었어요. 그리고 셋째부터는 동네 분들이 같이 키워주셨어요. 동네에 저처럼 아이가 있는 언니들이 본인 아이들과 함께 제 아이도 같이 업어 주시고, 돌봐 주실 때가 많았어요. 이런 좋은 이웃들이 많아서 셋째는 정말 수월하게 키울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다둥이라서 좋은 점을 무자 혜련 씨는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형제자매잖아요. 세상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거라고는 하지만 형제자매가 많으면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미덕을 몸에 야무지게 익힐 수 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화력과 사회성도 발달되고, 굳이 부모가 따로 교육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서로에게 배려와 양보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가 셋이다 보니까 물질적으로, 경제적으로는 조금 풍족하지 않을지 몰라도 유대감이나 정서적인 만족감은 굉장히 커요.”라며 웃음 지었다.

 

아이들이 크면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가 돼요

다둥이의 엄마로 살면서 좋은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다둥이 엄마로서 좋은 점은 친구를 많이 얻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이가 너무 어렸을 때는 친구 같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등학교나 중학교 정도까지 자라면 ‘집에서의 친구’가 돼요. 그리고 어쩔 때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의지할 수도 있고 또 아이들이 엄마를 보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엄마에게는 가끔 남편이 아닌 아이들의 보호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너희도 엄마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해 주면서 의지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또 함께 나이를 먹어 가면서 아이들과 더 애인처럼 친구처럼 지내는 편이이서, 다둥이를 키움으로써 친구가 많아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예비 부모님들께 연년생을 추천해요!

혜련 씨는 앞으로 아이를 낳을 계획인 부모들에게 연년생을 추천한다. 연년생을 먼저 키워 본 엄마로서 연년생 자녀의 좋은 점들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저는 아이를 낳을 계획인 부모님들께 연년생 형제를 추천하고 싶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3~4년 동안 키우는 기간이 힘들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나고 나서 자기가 밥 먹고, 손 닦고 할 정도가 되면 그때부터 엄마는 굉장히 편해지거든요. 그리고 연년생인 저희 첫째, 둘째 아이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서로 싸워본 적이 없어요.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해요. 서로 양보도 하고 배려도 하면서요. 예전에 깜짝 놀랄 일이 하나 있었어요. 지금 첫째, 둘째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데, 한 번은 첫째의 담임 선생님이셨던 분이 둘째의 담임을 맡게 된 거예요. 그런데 그 때 큰 아이가 그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서 선생님이 다시 제 동생 담임이 되셨으니까 동생을 잘 부탁드린다고 먼저 인사를 하러 간 적도 있어요. 부모가 하기도 전에 자기가 먼저 동생의 부모 역할을 하더라고요. 이런 거 보면 첫째가 정말 듬직해요. 또 저희가 남자여자 연년생이라 좋은 점이 요즘에는 하도 세상이 무섭다 보니까 딸아이는 혼자 어디 보내기가 되게 무섭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둘 다 음악을 공부하니까 멀리까지 학원을 다니는데, 그럴 때 같은 학원을 함께 보낼 경우에는 공부를 하고 밤늦게 집에 돌아올 때도 오빠가 둘째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 줘서 좋아요. 이런 점들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의 대학 진학 지원 정책을 기대합니다

혜련 씨는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첫째, 둘째를 낳았을 때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거의 없었다. 그 후 셋째 우엽이 태어났을 때부터 김포에서 출산장려금으로 100만 원을 받았고, 정부에서는 7살 때까지 매달 10만 원의 양육수당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지원금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 건 사실이지만, 혜련 씨는 앞으로의 정부 지원이나 정책이 더 기대가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연년생인 첫째, 둘째가 내년부터 줄줄이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혜련 씨는 “예전에는 ‘세 자녀 정책’이라고 해서 세 형제 중 마지막 아이만 대학 진학 무상 지원이 된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첫째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경제적 부담이 조금 덜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무엇보다 필요한 대학등록금 지원 같은 정책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엄마의 예술감각을 물려받은 아이들

우애 좋은 인생의 동반자들

세 남매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길 바라는지 물었다.

혜련 씨는 “‘인생은 스스로 걸어가는 길’이라고는 하지만 그 길이 어쩔 때는 꽃밭이 될 수도 있고 또 어쩔 때는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잖아요? 결국 어떤 길이 되든 서로 도움이 되어주는 우애 좋은 형제자매로 컸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프로페셔널한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혜련 씨는 현재 김포시 한국무용단 ‘너울희 컴퍼니’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발레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무용을 해왔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춤을 그만두게 됐다. 그러다 셋째를 낳은 후, 앞으로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을 하다가 너울희 컴퍼니를 통해 다시 무용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사업도 해 보고 다른 일들도 해 봤지만 ‘자신의 자아를 찾고 발현할 수 있는 일’을 찾기는 어려웠고, 역시 무용의 길이 혜련 씨의 자아를 발견하고 발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아이들이 제가 일하는 모습,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는 무척 자랑스러워해요. 평소에도 엄마가 무용을 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해 주고요. 그리고 저 스스로가 활력 넘치는 삶을 살다 보니까 아이들도 이런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더라고요. ‘엄마는 항상 바쁘지만 우리를 케어해 주면서도 본인 삶에 최선을 다 한다’고 생각해 주는 점이 정말 고맙고 뿌듯해요.”

 

한국무용으로 부부 관계를 돈독하게

10년 이상의 한국 무용 경력자이자 한국 문화 애호가답게 혜련 씨는 예전부터 전공을 살려 실행해 보고 싶었던 사업이 있다고 한다. 바로 부부가 함께하는 한국 무용극이다.

혜련 씨는 “결혼을 하신 분들은 다 알 거예요. 부부 생활이 제일 힘든 시기가 갓난아이를 키우는 시기잖아요. 서로 좋아서 결혼을 했어도 그런 과정이 너무 힘들고 바쁘니까 일부러 시간을 내서 데이트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이런 걸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번씩 ‘부부데이’를 마련해 주는 거예요. 사회 지원정책으로 하루 정도는 육아도우미 분이 오셔서 아이를 돌봐 주고 부부들은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거죠. 그럼 부부관계도 원활해지고 서로 못했던 대화도 하게 되면 공감대도 형성되고 서로에 대한 애정도 유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꼭 전국 정책이 아니어도 이게 지역 정책도 될 수 있는 거잖아요. 저는 정말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의 이런 모습을 보면 아이들도 배울 점이 있으니까요.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이가 들면서 권태기를 맞은 부부들을 모아서 한국무용을 통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꼭 해 보고 싶어요. 옛 작품들 중에 사랑놀음이나 사랑가 같은 것을 현대판으로 재해석해 무용극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한국무용’이라는 것은 다른 춤들에 비해 평상시에 접하기도 힘들고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잘 못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진행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