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탐방 - 류인숙 금란초등학교 교장>

온라인 수업의 미래 앞서간 금란초등학교

외출자제 상황, 가정 내 교육 실천 기회로

 

 

 

류인숙 금란초등학교 교장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전국 대다수의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실행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모두가 철저히 대비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이런 낯선 공부법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과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속속들이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학교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이 힘겨움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 아주 순조롭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학교가 하나 있다. 바로 김포 금란초등학교다.

 

미리 구축해 놓은 온라인 수업 체계, 학교를 살리다.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금란초등학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불가피해진 온라인 개학에도 유연하게 잘 대처를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미 온라인 학습 네트워크가 다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란초등학교는 평상시에도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해 꾸준히 수업을 해왔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온라인 수업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전혀 당황스럽지 않다고 한다.

금란초등학교는 여느 초등학교와 같이 학생들의 건강관리 차원에서 한 주 개학을 연기했지만 그 다음 주였던 9일부터는 계획대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네이버 밴드라는 커뮤니티를 이용해 각 학급별로 학부모 및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에 언제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진행해 왔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러한 소통 창구를 통해 평소에는 학교에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는지, 어떤 과제를 내주는지, 어떤 활동을 시키는지 등을 가정에서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학생들은 학습 과정의 일부로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 커뮤니티에 업로드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녹인 글을 게시하는 등의 활동에 익숙한 상태였다. 그리고 현재는 이러한 쌍방향 소통이 학생들의 안부와 건강을 관리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이미 전교생의 컴퓨터 유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없다. 또한 다자녀 가정들과 기술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습에 필요한 스마트 기기를 추가로 대여해 주고 사용법까지 자세하게 교육함으로써 온라인을 통한 교육에서도 소외받는 학생들이 없도록 신경 쓰고 있다.

류인숙 금란초등학교 교장은 “언젠가 벌어질 예정이었던 일들이 조금 앞당겨져서 일어난 것뿐”이라며 “우리가 앞날을 내다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앞으로 다양한 일들을 꿈꾸고 성취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적응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교 선생님들에게도 “당황하지 않길 바란다. 그저 일이 미리 일어난 것”이라며 “지금이 바로 선생님들의 역량을 발휘할 때다.”라고 말을 전했다. 이어 “‘우리 학교가 조금 앞서 생각하고 나아갔던 것들이 결국 후에는 이렇게 다 도움이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금란초의 교육 방식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금란초등학교

미래를 내다 본 교육의 뿌리, 혁신학교

금란초등학교는 2014년부터 혁신학교로 선정됐다. 2013년에 부임한 류인숙 교장선생님은 교내 와이파이, 온라인 학습 네트워크, 교육용 인터넷 기기 등을 차근차근 구축해 나갔다. 류인숙 교장이 생각하는 혁신학교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학교’다. 올바른 교육의 의미는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은 앞을 내다볼 수 있어야 하며 지금 이 순간부터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 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통해 준비를 도와야 한다. 그래서 학교 수업 방식도 토의, 토론과 플립러닝 학습법으로 바꿨다고 한다. 

또 ‘거꾸로 수업’을 도입해 선생님들이 수업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아이들에게 미리 제공을 하면 아이들이 집에서 예습을 한 뒤 학교에 와서 그 내용으로 토의, 토론 학습을 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존감 형성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정서지능교육도 각 학년마다 20차시를 확보해 놓았다고 한다.

 

영어와 소프트웨어 수업을 통한 미래 교육

류인숙 교장은 “공부만 많이 시키는 것은 좋은 교육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기회를 줌으로써 다양한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란초등학교는 혁신학교가 기본 교육과정에서 약 20%의 수업을 임의로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 영어와 소프트웨어 교육을 특색 교육으로 잡았다. 

먼저 ‘언어 수업’은 앞으로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해 언어에 대한 감각 등을 미리 느끼게 해 주자는 목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알스’라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구입해 전교생에게 배포했다. ‘알스’는 그리스어로 ‘자기 스스로 하는 학습’이라는 의미다. 

이름의 뜻처럼 이 교육 프로그램은 선생님들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자율학습을 표방한다. 선생님들은 그저 점검만 할 뿐이다. 두 번째로 ‘소프트웨어 교육’ 또한 각 학년에 맞게 단계별로 교육과정을 실시하기 때문에 6년 동안 금란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소프트웨어의 전반적인 것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글로벌 인재보다 지역 사회 인재 육성이 먼저다.

류인숙 교장은 ‘아이들 교육은 지역사회가 다 같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며 “막연하게 세계가 원하는 사람, 어디서든 원하는 사람보다는 이 지역에 살면서 이 지역에 가장 필요한 인재를 먼저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지역사회 사람이든 책임감을 갖고 아이 한 명 한 명을 잘 키워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 우리 학교 스쿨버스를 김포시청에서 지원해 주고 있는데 그 차를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타고 다니는 스쿨버스는 김포시에서 지원해 준 거란다. 김포에 있는 사람들은 너희들 한 명 한 명을 다 귀하게 생각하면서 키우고 있는 거야.” 이런 얘기를 많이 해 준다. 그래야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학교 쪽에서 지역사회에 구체적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교직원들의 업무 간소화를 통해 학생 교육 등 ‘핵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현장중심의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 학교가 정말 필요한 부분에 예산을 편성해 주길 바란다. 학생들 체험학습도 광범위하게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학습으로 ‘사회성’까지 가르칠 수는 없다.

학문적인 배움을 위한 수업들은 온라인으로 충분히 가능하지만 인류가 오프라인으로 학교를 다니는 이유에는 ‘사회성 발달’이라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다. 

류인숙 교장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온라인 수업은 잘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지만, 학교가 줄 수 있는 ‘사회성’ 부분에 대해서는 마음이 좀 걸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반 단위로 꾸준히 토의, 토론과 협업 학습을 해왔는데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동안 실시될 온라인 수업에서는 함께 힘을 모으고 협업하는 활동이 만족스럽게 실현이 안 될 것 같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서 “교육이라는 것은 나 혼자 잘나서 되는 게 아니다. 함께 만들어 가고, 함께 나아가고, 함께 협업하고, 함께 공유하는 활동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교내 모든 수업들을 모둠 형식, 토론 형식으로 진행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도 선생님들과 함께 계속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교육보다 건강이 먼저이기 때문에 사태가 나아지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집에서 인성 교육 실천 하자!

류인숙 교장은 “지금 이 위기 상황이 가정에서 아이들을 교육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던 가정 내 인성 교육 시기를 지금 같은 때에 체계적으로 해 주면 오히려 득 되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류인숙 교장은 코로나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가정 내 학부모 중심 인성 교육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성 교육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매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역량이 정말 뛰어나서 매 회의 때마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들이 만발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코로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마지막으로 류인숙 교장은 “저도 아이 셋을 키워 봤지만 늘 불안했다. 하지만 일단 아이들은 각자 다 타고난 천재성이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아이들은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혜롭게 잘 자랄 것이다. 

다만 부모님과 어른들이 방향제시를 잘 해 줘야 한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지 알려 주고 아이의 성향과 재능에 맞게 어떤 점을 지원해 줘야 하는지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지금 대부분의 학교들이 장기적인 수업 계획과 운영 방법을 계획해 놓았는데 계속해서 개학이 연기되다 보니 현상 유지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방비로 사태를 맞아버린 학교와 학생들에게는 지금 이 상황이 무척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3월 2일에 병아리 같은 초등학교 1학년들이 즐겁게 입학을 했어야 하는데 그게 자꾸만 미뤄지니까 너무 안타깝다. 그래도 이 사태는 반드시 종착될 것이니 모두 함께 끝까지 힘을 내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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