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복음 20장:9-16 -

김지연
김포고등학교 운영위원
김포시 정보화
역기능예방강사
장기본동 주민자치위원

어렸을 때 처음 성경에서 접한 이 구절은, 일단 그 의미를 이해 할 수 없었다. 그 후,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오고, 적지 않은 경험이 쌓여 오면서 어느 날, ‘아 이건 이런 뜻이었구나’하고 그 의미가 보였다고 할까. 물론, 성경의 맥락에서 이 구절은 종교적으로는 다른 사실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종교를 떠나 그저 일반론의 인생에서도 이런 상황을 많이 겪고 보게 되었다. 탁월하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앞서 가던 사람이 어느 날, 예측하지 못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많이 보았고 ‘참 지독히도 안 풀리는구나’했던 지인이 묵묵히 견디던 어느 날, 끝내 성공을 거머쥐는 것도 많이 보았다.

나 자신조차도, 인생의 초반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늦게 하고 싶은 일과 수채화에 눈이 떠졌고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아들에게 “엄마는 공부 대장이야.”하는 소리를 들을 만큼 열
심히 살고 있다. 그러니 먼저 된 자는 자만하지 말고, 언제든 나중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라는 충고를 얻고, 나중 된 자 언젠가는 먼저 되는 순간이 올지 모르는 희망을 잊지 말고 무정한 세월을 견뎌내라는 격려를 얻을 수 있는 말씀이다.

나는 열두 살 터울을 가진 남매를 가진 엄마이기도 하다. 유달리 앞서 달려 나가며 내게도 큰 기쁨과 보람을 준 딸아이에게도, 그런 누나에 비하면 더디게 나아가는 둘째를 대할 때도 저 말씀을 떠올리고 말해 주고 싶다. 잘 나간다고 지나치게 교만하지 말것을 당부하고, 지금 이 순간 노력에 비해 성과가 맘 같지 않더라도 쉽게 낙심하지 말라고, 응원한다고 말이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인생의 승부는 길고 길어서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서 또한 기회란 것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언제든 주어질 수 있는 희망의 카드가 된다는 것을 믿는다.

<구성 : (사)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고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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