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상 김포외고 교장선생님

아직 새벽이라 아침 창에 서리가 뽀얗다. 이제 대학 1학년 새내기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는 딸아이는 시험 준비로 밤을 새고 새벽에 자서 그런지 곤하게 자고있다. 딸아이의 잠든 얼굴을 보면서 이른 새벽 겨울 찬 공기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아침이다. 딸아이가 다니던 김포외고에 급식검수를 하러 새벽에 학교에 갔던 기억이 난다. 그 시간에 학부모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던 분이 김수상 교장선생님이셨다. 김포외고의 아침을 가장 먼저 열고 제일 늦게 닫으시는 분은 항상 교장선생님이시다. 기숙사에서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 학생들은 항상 제일 먼저 살갑게 대해 주시는 교장선생님을 마주한다. 교장선생님은 한식, 양식으로 급식의 메뉴를 다양화하여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였다.

교장선생님이 품고 있는 교육이념 중 하나가 인문학으로 아침을 여는 것이다. 김포외고는 아침 7시에 도서관 문을 연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스스로 일어나는 아이들은 오전 7시 독서를 통해 하루를 시작한다. 독서로 자율 인문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서교사도, 교장선생님도 7시 이전에 학교에 나온다. 김포외고는 교장선생님이 만드신 독서인증제라는 독특한 독서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3년간 70권 이상 책을 읽어야 주어지는 독서인증제는 독서를 통한 스스로의 깨우침이 한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더 없이 중요함을 아는 교장선생님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학부모로서 입시공부에 매달린 학생들에게 이런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교장선생님을 존경한다.

독서를 통해 스스로 인문학을 깨우치고 올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키워나가는 환경은 김포외고의 자랑이라 할 만하다. 꾸준하고 활발한 김포외고의 독서활동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받았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반갑기만 하다.

언젠가 교장선생님이 자신의 교육의 꿈을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소통력과 인문학 교육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 육성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교장선생님의 그러한 포부가 있기에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명사와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꿈을 키워 나간다. 내가 기억하는 명사들만 열거해보면 최태성 역사 강사,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2관왕 디디 트로터 선수, 표창원 국회의원, 사회학자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외교부 황준식 국제법규과장 등이 김포외고의 강단에 서셨다. 학생들이 품고 있는 꿈은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표출된다.

지난 해 11월에 김포외고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구성되어 첫 번째 연주회를 개최했다. 김포외고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교수출신이자 우리시대 대표 예술인 20인에 선정된 유주환 작곡가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좋은 작곡가한테서 지도를 받아서인지 22명의 호흡은 정말 훌륭했다. 총 6곡을 했는데 듣는 내내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다. 김수상 교장선생님은 학교 둘레길에 LED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산책할 수 있게 시설을 보완 했다. 학생들이 대학입시의 강박관념에서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교장실 벽면에는 전교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붙어있다. 수시로 보면서 학생 얼굴과 이름을 모두 기억하려는 선생님의 개인적인 노력이다. 김포외고 학생들은 오늘도 인문학으로 아침을 열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교육 철학을 통해 학생들은 영감을 얻고 꿈을 키워 나갈 것이다. 교장선생님과 학생들 모두에게 은총이 내리길 기원하고 싶은 아침이다. 교장선생님의 아침이, 그 철학이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통해 세상이 변화하길 기대해 보는 겨울아침이다.

 

이진아
김포외고 부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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