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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잔소리의 철학>가짜 뉴스의 진원지, 우상화
신상형
안동대학교 명예교수

오늘날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이돌’ (idol 우상)을 갖고 있다. 또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한다‘. 아이돌’은 많은 사람의 존경받는 모델을 말한다. 이것은 이전에 기성세대가 존경하던 ‘사표’(스승으로 삼은 인물)와는 다르다. 사표가 인생의 인격적 이상모델이라면 아이돌은 외모와 지위나 인기를 흠모하는 맹목적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나 가수로서의 아이돌은 주로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한시적 존재여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정치적 아이돌은 그들 만의 게토(폐쇄사회)를 이루어 맹목적 우상숭배현상‘( 대깨문’과 같은)을 만드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러는 사이에 가짜뉴스는 만들어지며 사회는 분열되어 간다. 그러므로 우상숭배는 애초부터 근절 되어야 한다.

일찍이 우상을 경계한 철학자가 있었다‘. 아는 것은 힘이다’ knowledge is power라는 구호로 유명한 영국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1561-1626)이다. 베이컨은 참다운 앎을 위해 그때까지의 지식 획득 방법을 비판하고 새로운 방법을 채택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역적 논증방식을 지양하고, 사례 중심의 귀납적인 논증방식을 진실을 캐는 과학적 방법으로 진척시켰다. 연역법은 완벽한 논리를 추구하는 대신, 공허한 이론으로 흘러 궤변이 되기 십상이다. 이 궤변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원흉이다. 반면에 바른 사실은 직접적 경험을 관찰함으로써 파악되는데, 이를 방해하는 요소로 베이컨은 4가지 우상을 들고 있다.

첫째는 종족의 우상이다. 이것은 인간종족의 본성에 근거해 갖는 우상으로, 인간 모두가 천연스럽게 빚어내는 환상이다. 인간이 갖는 감정을 다른 사물에 이입하여 제멋대로 그 이미지를 만드는데, 의인화가 그것이다. 어떤 시인은 나무가 덕을 지녔다고 노래했다. 또 이솝의 우화에서 여우는 간교하다고 본다.

많은 동화작가들은 고양이, 개, 닭 등을 이웃으로 묘사하고 심지어 호랑이까지도 친구가 되는 착한 동물로 그린다. 이런 우상화를 사실로 여긴 어린이가 동물원에서 해를 당한 사건은 인간 종족 중심의 오해가 빚어내는 허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이다.

둘째로 동굴의 우상이 있다. 동굴은 각개인이 지닌 특수성으로, 각 개인이 만드는 오류의 경향을 말한다. 베이컨은 사람이란 제각각 고유한 동굴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자기가 속한 당파도 있고, 버릇이나 취미도 다르다. 개별적이고 주관적이어서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 극단적이지만, 인문학자는 공학자를 물질만 추구하는 기계로 보고, 공학자는 인문학자를 무위도식하는 밥도둑쯤으로 안다. 사실 각각이 객관적 의미를 갖는 고유한 인격체인데도 자기의 조건을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기며 상대방을 볼 때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지는데, 이런 특성화가 곧 우상인 것이다.

셋째는 시장의 우상이다. 시장에 가면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 팔면서 흥정을 한다. 상인들은 자기의 물건을 팔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한다. 같은 물건이라도 더 친절하게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지는 물건이 더 잘 팔린다. 구매자는 그 말을 진짜라고 믿기에 산다. 그런데 사실 말을 잘 하는 사람의 물건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물건과 진배없거나 반대로 후자의 물건이 더 나은 경우도 있다. 나아가 말 많은 사람의 물건이 오히려 가짜인 경우가 흔하다. 사실 말이 많은 이유는 사실을 호도해야 팔리리라는 조바심 때문이 아닌가. 결국 인간의 말은 사실을 왜곡시키는 우상이 되기 십상이다.

마지막으로 극장의 우상이 있다. 수년전 역사학과의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사극 드라마 시청을 말리는 것을 보았다. 드라마를 시청한 학생들이 사극내용을 진짜로 믿는 반면 교수의 역사 강의를 틀린 해석으로 불필요한 시비를 건다는 것이었다. 또, 드라마에서 악역 배우가 선역을 맡은 배우들보다 시청자들의 혐오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무대의 극중 연기를 그 배우의 실제 모습으로 우상화하기 때문이다. 배우들이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연기를 계속하듯,정치가들도 유권자들의 기호에 맞는‘ 선행’을 시늉으로만 하다 보니 정치발전은 언제나 요원하다. 이런 연기는 우상화를 부추기며, 안타깝게도 우상화 과정에서 가짜 뉴스들은 계속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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