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바라보는 꿈의학교 세상 -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

아싸 말모이 운영주체인 나, 이경숙은 중국 출신이다. 2003년 결혼 후 한국에 와서, 어느덧 16년이란 시간이 흘러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결혼 초에는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집 밖을 나가기가 두려웠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이렇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다가는 소중한 내 아이의 인성과 학교생활에 큰 걸림돌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약하고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처럼 열심히 한국의 말과 문화를 배워서 아이에게 당당하고 강인한 엄마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김포에 있는 (사)한국이주민복지회에서 다문화 강사로 활동하며 김포와 서울 등의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를 돌면서 이중 언어와 세계 시민 강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이주배경 자녀들이 다른 국적을 가진 부모님을 두었다는 이유로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국인 엄마들은 한국어가 서툴다 보니 담임 선생님이나 한국 학부모들과의 소통이 잘 안 되어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내 눈으로 직접 이주배경 자녀들이 ‘소외’ 받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이주배경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를 운영해 보기 위해 경기도 교육청 마을 공동체 꿈의 학교에 서류를 넣었다. ‘아싸 말모이’란 ‘아웃사이드에서 인사이드로 되어 가자’는 의미의 ‘아싸’와 ‘한글과 한국어를 잘 한다’는 의미의 ‘말모이’가 합쳐진 말이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이주민복지회에서 6년 동안 실장으로 일하면서 초등학생을 둔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발표를 통해서 자존감을 키워주고, ‘국적과 피부색이 다른 엄마를 둔 것이 나쁜 것도 창피한 것도 아니다.’ 라는 사실을 알려 주고,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마음껏 꿈을 꾸고 당당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도우미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겨우 20명이 신청을 했지만 같은 이주여성이라는 공감대 하나만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고 도와준 이주여성들 덕분에 학생들 25명이 신청을 해서 5월 11일, 많은 학부모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서 입학식을 할 수 있었다. 월 2회 중 한 회는 실내 수업, 한 회는 야외 수업을 하고 ‘어울림’에 초점을 맞춘 인성교육, 말하기, 듣기, 감정 표현하기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엄마나라 속담 동화책을 통해서 멀고도 가까운 엄마 나라의 문화를 배우며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용하면서 동시에 엄마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돕는 방법도 배웠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각자 다니는 학교도 다르고 학년도 달랐기 때문에 서로 낯설고 쑥스러워서 대화도 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싸 말모이’ 수업이 있는 날을 기다리는 아이들까지 생겨났다.

엄마나라 속담 동화책 수업에서는 중국 출신 장선린, 베트남 출신 김지화 이렇게 두 어머님이 일일 강사로 직접 수업도 진행했다. 아이들은 그 어느 수업 때보다 더 진지하게 듣고, 엄마 나라 문화와 아빠 나라 문화를 비교하면서 둘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아이들은 7개월 동안 다양한 체험과 수업을 통해 쌓은 실력으로 졸업식 사회부터 줄넘기, 태권도, 댄스, 피아노, 우크렐레 연주, 동시 낭송, 엄마나라 동화책 낭독까지 선보였다. 그리고 입학식 때와는 전혀 다른 당당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에서 엄마 나라 동요를 부르면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학부모님들과 운영위원님들도 아이들을 위해 축하 공연을 해 주셨다. 이 글을 통해 7개월 동안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 온 아이들이 대견하고 또 나를 믿고 끝까지 응원해 주신 학부모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하다는 인사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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