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급식을 만드는 사람들-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한국프루트

낙과 아닌 제품, 고온고압으로 착즙
맛과 영양소 그대로 담긴 것이 특징

공공급식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포시는 2015년부터 ‘학교급식 모니터링단’을 운영, 학교급식 납품 업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수 식자재를 납품하는 건강한 기업이 다수 발굴됐다. 건강한 기업이 살아남아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상생의 길이다. 본지에서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학부모가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40여 년 과일만 바라본 집념 
용산시장과 가락시장, 그리고 강서시장을 거치면서 과일 유통을 해온 과일전문가는 2003년 영농조합법인 한국씨엔에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인터넷을 이용한 과일판매를 시작했다. 인터넷 과일판매의 1세대이자, 요즘 시쳇말로 ‘조상’급이라 할 수 있다. 과일선물세트를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낱개포장, 세척과일 판매, 소포장 등 다양한 포장과 편리함을 고려해 ‘과일은 먹기 불편하다’는 통념을 깨뜨렸다.

㈜한국프루트 가공공장 내부 전경

이어 2016년에는 농업회사법인 (주)한국프루트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과일연가’라는 브랜드로 과일을 가공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과일업체 가운데 ‘우리만 할 수 있는 걸 찾아보자’라는 도전으로 시작한 것이 ‘과일착즙’이었다. 과일을 이용한 가공식품은 많지만, 대기업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시설 투자비용도 많지 않은 분야를 찾다보니 과일착즙이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과일 한 개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고 고스란히 담겨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좋은 원물을 찾아야 했다. 사과는 청송, 문경, 안동에서, 올해 새로 출시되는 배는 상주에서 들여온다. 국내 생산이 여의치 않은 자몽과 청포도는 수입을 하고, 국내에서 생산이 될 경우에는 국내산을 원칙으로 한다.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100% 착즙 쥬스이다. “대기업은 기술이 좋아서 과일과 비슷한 첨가물을 넣고 충분히 과일맛을 내지만 우리 회사는 그런 첨가물 기술이 없어서 100% 착즙을 사용한다”는 이혜은 총괄팀장의 한 마디는 겸손이 아닌 ‘과일연가’의 올곧은 철학이 담겨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먹여야죠
‘과일연가’의 소포장 과일과 과즙쥬스는 처음부터 학교급식을 대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편의점 유통을 고려했고, 대상도 젊은 여성층을 겨냥했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학교급식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다른 업체에 비해 가격경쟁에서 다소 불리했지만 급식단가가 높은 고등학교에서 주문이 들어왔고, 김포 관내의 학교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과일연가’ 측에서 특별히 영업을 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학교급식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무엇보다 첨가물이 없어,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는 과즙쥬스

김포시 학교급식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학부모는 “사과씨에는 독이 있고, 체내에 쌓일 경우 위험하다. 과일연가 제품의 경우, 씨를 제외한 착즙이 가능하다. 또한, 포장 단위에 차이를 두고 만든 것(성인대상 130㎖, 아동대상 120㎖)을 보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과일연가’는 학교급식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급식 공급 규정이 엄격하고 까다로우며, 특히 급식의 경우 개별 구매가 아니라 한 곳에 같은 제품을 똑같이 제공하다보니 클레임 발생률이 높아 쉽지 않은 분야지만 상품에 자신이 있고 아직까지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급식 공급업체에 대한 엄격한 요구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학교급식에는 오히려 과하다 싶을 정도의 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해썹(HACCP)과 같은 기준을 통해 회사에서 놓치게 되는 기준과 규격을 맞추고, 안전한 생산체계에 대한 매뉴얼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이혜은 팀장은 강조했다.  

㈜한국프루트 김영숙 대표

‘과일연가’는 과즙쥬스를 만드는데 낙과를 쓰지 않는다. 과일은 땅에 닿는 순간 대장균에 노출되고, 균을 없애기 위해 오랜 시간 가열해야 한다. 가열과정에서 균도 사라지지만 과일이 갖는 영양소도 파괴되고 만다. 과일의 좋은 맛도 없어진다. ‘과일연가’의 과즙쥬스는 고온, 고속, 고압의 과정으로 비타민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있다. 낙과를 쓰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혜은 팀장은 “과수농가가 가공업에서 실패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내가 수확하고 남은 과일을 착즙해 팔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 나부터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가 어떻게 먹을지, 어떤 것을 먹고 싶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한 노력은 ‘과일연가’의 포장에도 담겨있다. 동그란 모양의 과채쥬스 파우치는 디자인 특허를 받았다. 디자인을 전공한 이혜민 팀장의 작품이다. 농업회사법인(주)한국푸르트(대표 김영숙)는 대표가 여성이고, 관내 여성친화기업으로 여성들의 취업에도 한몫하고 있다.

이제 학교급식은 학교에서 한 끼니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학교급식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지역경제의 동반성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과일연가’를 통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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