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 박창식 회장

남들 다 가고 싶다는 길, 내 아이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어

아이 적성과 하고 싶은 일 찾아낼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 필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요동쳤다. 그에 따라 교육과정, 입시제도도 덩달아 바뀌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비롯해 학교와 학원가가 함께 술렁인다.

그 와중에도 바뀌지 않는 것은 소위 명문이라 불리는 학교 또는 잘나가는 대기업에 대한 동경, 기대, 희망이 아닐까. 누구나 조금이라도 보장받는 인생을 살기 위해 명문학교와 대기업을 꿈꾸며 인생을 경주한다. 하지만 그 ‘명문대’ ‘대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모든 사람에게 기대와 희망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공장시설 수리 관련 감독관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 어느 날인가부터 그 친구 옆에 아주 젊은 친구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젊은 친구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못 견디게 궁금해 결국은 감독관 친구에게 물어봤다.

그 친구는 웃으며 자기 아들이라 대답했다. 그 아들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대기업을 그만뒀냐고 물으니, 아들이 하루는 어렵게 입을 떼더란다. “자기 좀 살려달라”고, “안 맞아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고... 그렇게 절실하게 말하더란다. 그래서 더 묻지 않고 놀고 있을 수는 없으니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라고 했단다. 그리고 지금은 그 아들이 너무 행복해 한단다. 처음부터 이걸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을 하며 이제야 자기 적성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하더란다.

결국 서울대와 대기업이 행복의 기준이자 요건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남들이 좋다니까, 남들이 그 길을 가니까 이게 나한테 맞는 일인지, 개인의 욕구나 적성은 무시한 채 남들이 요즘의 교육과 직업의 선택은 적성에 맞는 일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나를 맞추는 것 같다. 정해진 길, 옳은 길이라는 틀에 자신을 맞추고 재단하는 것이다.

요즘 다양한 특기적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중학교의 경우 1학년을 자유학기제로 해서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고 특기와 적성을 개발하는 시간을 보내게끔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여전히 명문대와 대기업을 1순위에 놓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이들이 좀 더 자신의 길을 고민하고, 꿈꿀 수 있는 기회가 열려야 한다. 또 자신의 미래와 적성, 하고자 하는 일을 고민할 때 어느 때라도 편하게 얘기를 나누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입시교육’이라는 낡은 틀을 벗어나 ‘적성교육’이 우선되어야 하리라.

김포신문에서 추진하고 있는 ‘김포청소년기자단’ 활동이 지역 청소년들에게 더 큰 꿈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찾아가는 노력의 한 페이지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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