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病)주고 약(藥)준다는 옛말

▲ 趙漢承
며칠 전(前) 모 정치인이 “이번 총선에서 60-70대는 투표를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 미래는 20-30대들의 무대다. 그분들은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다”라고 한 말이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 일로 인하여 나라 전체가 소위 노풍(老風)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탄압으로부터 나라를 다시 찾으신 분들도 60-70대요,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신 분들도 60-70대요, 헐벗고 찌든 가난으로부터 오늘의 부(富)를 창출해 내신 분들도 60-70대 어르신들이십니다.
예전부터 우리 민족은 웃어른을 잘 섬기기로 소문이 난 민족입니다. 중국에서도 우리민족을 “동방의 예의바른 나라(東方禮義之國)”라고 부러워하였습니다. 제가 1992년 독일을 방문했을 때 일이 기억납니다. 마침 TV 뉴스를 보는데 서울역이 나왔습니다. 끝도 없이 사람들이 늘어섰는데 그들 모두가 추석 때 성묘(省墓)를 하려고 고향에 가려는 사람들이 표를 사려고 줄을 서 있는 것입니다. 며칠 전부터 자리잡고 있는 그 틈에 새치기를 하다가는 어느 주먹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독일 아나운서 왈 “이 지구상에서 조상(어른)을 섬기기 위하여 목숨을 거는 민족은 한국민 뿐일 것”이라며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금도 추석과 구정 때가 되면 조상님과 웃어른을 찾아뵙기 위해 온 국민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 사람들과 독일 사람들 뿐 아니라 온 세계가 부러워하던 우리 민족이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참으로 기가 막히고 분통이 터집니다. 420만이나 되는 노인들을 귀찮은 존재로 폄하(貶下)하다니….
노인들은 물론 똑똑한 젊은이들까지 벌떼처럼 들고일어나자 이제 와서는 출마자 모두가 노인정책을 바꾸겠다고 난리입니다. ①노인기초연금을 1인당 20만원, 30만원, 50만원까지 지급하겠다 ②어르신 무료 틀니사업을 하겠다 ③경로당을 노인복지센터로 전환하겠다 ④어르신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겠다 ⑤공공기관에 13만명의 고령자를 추가로 고용하겠다….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입니까? 요즘 젊은이들도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여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 때문에 난리인데 웃겨도 너무 웃기는 것 아닙니까? 옛날에 어떤 사람이 자기 아들에게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가서 산에 버리고 오라고 하였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지게를 다시 가지고 왔답니다. “그것을 왜 가지고 왔니?” 아들이 하는 말 “아버지도 이 지게로 져다 버릴 것이니까요”하더랍니다. 깊이 반성하고 아버지를 다시 모시고 지극한 효도를 하였답니다.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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