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사교육 등 사교육 문제는 흙수저 위화감 조성에 따른 사회통합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국가적인 문제로까지 악화 ... ‘점수 따기 위주’의 영어 과목 자체를 수능 입시에서 배제하는 등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사교육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한 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17조 8000억 원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로 계산하면 24만 4000원 정도 되는 것이다. 특히 지출되는 사교육비 중 ‘3분의 1’이 초중고교생의 ‘영어 사교육’에 지출되고 있다. 초중고교생뿐만 아니라 미취학아동, 대학생 등 사실상 우리나라 모든 젊은이들이 영어에 매달려 살고 있다. 이들이 쓴 비용까지 합치면 영어 사교육비는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어 사교육 문제가 국가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가계 경제에서 영어를 포함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거의 매년 관련 정부 대책들이 발표되다시피 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교육비의 증가추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사회적인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교육비로 인해 초등학생 때부터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높은 상황에서 허리가 휘더라도 사교육비를 부담할 수 있는 부모들은 그나마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들이 느끼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도 상당하다. 이로 인한 위화감이 사회통합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영어 사교육비 지출은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능력’은 그만큼 향상되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12년, 대학까지 나오면 16년을 영어를 배우는데도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나라, 자기나라 말보다 영어에 더 목매달고 있는 나라, 한 해에 유학연수 비용으로 4조원을 추가 지출하는 나라,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이는 초중고교생들의 대부분이 영어를 ‘의사소통’ 목적이 아니라 단순한 ‘학교 성적 올리기’ 수단으로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영어시험 점수는 오를지 몰라도 실제적인 실력은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 현재의 글로벌 시대에서 외국어 교육을 반드시 영어만 필수로 삼을 필요는 없다. ‘언어 다변화 교육’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서두에 밝혔듯이 정부는 그 동안 영어를 포함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 ‘입시제도 개선’, ‘사교육 단속 강화’ 등의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입시제도나 평가방식 등을 조금씩 바꿔봐야 오히려 혼란만 일으키고, 역으로 사교육 시장만 더욱 팽창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영어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고, 「영어를 실제적으로 제대로 쓸 수 있는 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점수 따기 위주’의 영어 과목 자체를 수능 입시에서 배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영어를 수능에서 배제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유럽 각국 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흥미가 있고, 진출해보고 싶은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길을 대폭 열어줘야 한다. 지금처럼 ‘영어 일변도’의 입시정책과 사교육 문제가 지속된다면, 다양한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조성될 수 없다. 현재의 글로벌 시대에서 외국어 교육을 반드시 영어만 필수로 삼을 필요는 없다. ‘언어 다변화 교육’이 요구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영어 사교육비는 현실적인 문제이면서 사회적인 부작용이 심각하기도 한 상황이므로 시급히 해결해야만 한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잘 준비해서, 현재의 초등학생들이 대학을 진학하는 때부터는 ‘영어 과목이 수능에서 배제’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언어 다변화 교육’을 위한 보완 대책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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